[166호/동향] 한 접시에 담긴 세계의 문제들

비극적인 것은 전세계 배고픈 어린이 중 약 80%가 실제 식량 과잉이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나라의 식량 과잉은 동물에게 먹일 사료 형태로 존재하며, 결국 잘사는 소비자들만 그 동물을 먹을 수 있다. 개도국에서는 1950년이래 가축에게 먹인 곡물의 비율

한 접시에 담긴 세계의 문제들
: 육류 생산, 부유한 자 병들게 만들고 가난한 자 배고프게 만든다

[가디언], 2002/05/17, 제러미 리프킨

오는 6월, 전세계 농업 장관들이 세계식량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에 모일 것이다. 이 회의는 발전에 대한 지속가능한 접근법을 어떻게 형성하고 현재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약 10억 명의 입을 어떻게 굶기지 않을 것인가에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회의 의제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바로 (회의참가자들의) 식단이다. 공식 연회와 NGO 회담 양쪽 모두에서 엄청난 양의 육류가 소비될 것이다. 모순은 바로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농지가 인간이 아닌 동물을 위한 사료용 곡물을 키우는 데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수 억 명이 굶주리고 있다. 식량으로 전환시키는 데 있어 가장 비효율적인 것 중 하나가 가축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2백 8천 만 톤의 동물성 단백질 생산을 위해, 인간이 섭취하기에 적절한 곡류, 콩류와 식물성 단백질 1억 5천 7백 만 톤을 가축에게 먹이고 있다.

사료용 곡물에 대한 전세계적인 수요는 부유한 국가의 육류 수요로부터 이윤을 뽑아내려는 초국적 기업들 때문에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1950년과 85년 사이 (농산물 생산이 붐을 이루었던 시기) 미국과 유럽의 곡물 생산 증가량의 3분의 2가 사료용으로 사용되었다.

개발도상국에서 토지개혁은 시기마다 소농들의 저항을 불러일으켰으며 대중적 정치 반란을 야기했다. 그러나 토지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 지는 그다지 큰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인위적인 먹이사슬을 만들어내는 데 토지를 이용하는 사태는 전세계 수 억 명에게 불행을 가져다주었다. 1 에이커 분의 곡류는 육류 생산에 투입된 1 에이커보다 5배나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을 제공한다. 콩류(강낭콩, 완두콩, 렌즈콩)는 10배, 푸른 채소는 15배나 많은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종자, 농화학품과 가축을 생산하고, 소고기 도살장과 마케팅 및 배급 경로를 통제하는 지구적 기업들은 곡물사료를 먹인 가축의 장점에 대해서 떠들어대곤 한다. 개도국을 향한 홍보 및 영업 캠페인은 곡물사료를 먹인 가축을 국가의 위세와 재빠르게 동일시한다. "단백질 사다리"를 오르는 것은 성공의 지표가 된다.

육류 공급을 확대하고 다양화하는 것이 (이런 사다리를 오르려는) 모든 개도국의 첫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비식물성 단백질을 생산하는 가장 신속하고 값싼 방법인 현대적 브로일러 및 계란 생산 시설 투입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 경제 내에서 가능한 가장 빠른 속도로 돼지고기, 우유, 유제품 생산으로, 풀을 먹인 소고기 생산으로, 그리고 가능하면 마지막에 곡물사료를 먹인 소고기 생산으로 "단백질 사다리"를 올라간다.

다른 나라들도 이렇게 할 것을 권유하는 것은 미국 대농과 농산물 기업의 이해를 증진시킨다. 미국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모든 곡물의 3분의 2가 배고픈 사람들이 아닌 가축을 먹이는 데 사용된다.

많은 개도국들은 "녹색 혁명" 기술이 곡물 과잉을 만들어냈던 농산물 붐 시기에 단백질 사다리를 올라갔다. 1971년 식량농업기구(FAO)는 가축이 보다 수월하게 섭취할 수 있는 거친 곡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 정부는 식량 지원을 사료용 곡물 시장 개발과 연결시키는 등 대외 원조 계획을 통해 (FAO의 제안을) 더 강력하게 권장했다. 랄스톤 퓨리나 또는 카길과 같은 회사는 정부로부터 저금리 대출을 얻어 개도국에서 곡물사료를 먹이는 가금류 생산을 시작했다. 많은 나라들이 FAO의 권유에 따랐으며 녹색 혁명의 과잉이 해소된 후에도 단백질 사다리의 높은 곳에 남아있기 위해 노력했다.

식량에서 사료로의 전환은 많은 나라에서 계속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되돌아설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전환으로 인간이 치루어야 하는 대가는 기아로 매일 수천 명이 죽었던 1984년 에디오피아에서 극적으로 드러났다. 같은 때, 에디오피아는 농지의 일부를 영국 및 기타 유럽 국가에 수출하기 위한 가축용 사료인 아마씨, 목화씨 및 평지씨 깻묵을 생산하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현재 제3세계 토지 수백만 에이커가 유럽의 가축 사료를 생산하는 데 전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극적인 것은 전세계 배고픈 어린이 중 약 80%가 실제 식량 과잉이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나라의 식량 과잉은 동물에게 먹일 사료 형태로 존재하며, 결국 잘사는 소비자들만 그 동물을 먹을 수 있다. 개도국에서는 1950년이래 가축에게 먹인 곡물의 비율이 3배나 증가했으며 이제 곡물 총생산량의 21%를 넘어섰다.

현재의 (식량 생산) 체계에서 아이러니컬한 것은 수 백만 명의 부유한 제1세계 소비자들은 곡물사료를 먹여 지방이 많은 육류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해 야기된 부의 질병(심장마비, 뇌졸중, 당뇨, 암 등)으로 죽어가고 있는 반면, 빈곤한 제3세계 사람들은 자기 가족이 먹을 식량 생산에 쓰일 토지가 없어 야기된 빈곤의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인류를 위해 다양하고 고단백질의 채식을 어떻게 가장 잘 추진할 것인가를 지구적으로 논의하는 데 이미 많이 늦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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