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이주노동자 탄압 분쇄 및 노동비자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문래동 자진신고 접수장 앞에서 “정부의 단속추방정책 중단 및 자진신고 철회, 불법체류 미등록노동자 노동비자 부여” 등을 요구하며 집회와 선전전을 가졌다.

18일 ‘공대위’가 서울출입국관리소 앞에서 자진신고서 화형식을 진행하자 전경들이 집회 참석자들을 밀쳐내며 소화기로 불을 끄고 있다. <사진:참세상뉴스>
정부가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외국인 노동자)들에게 1년간 강제추방을 면하게 해주겠다며 지난 3월 25일부터 5월 25일까지 시행하고 있는 ‘불법체류 외국인 자진신고’에 예상을 넘어 엄청난 숫자의 이주노동자들이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 15일까지 대략 15만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자진신고에 응한 것으로 잠정집계되어 25일 접수마감까지는 전체 34만명의 이주노동자 가운데 26만명에 달하는 미등록노동자(불법체류자) 대부분이 자진신고에 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불법체류자로 낙인찍힌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강제추방 대상이라는 약점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 △상습적인 임금체불 △이탈 방지를 위한 기숙사 감금과 신분증 압류 △온갖 욕설과 구타 △성폭행 △인종적 편견 등 극도의 인권억압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이주노동자 현실은 국내외 인권단체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아 왔다.
불법체류자 자진신고는 이런 비난을 의식하여 한국 정부가 지난 3월 12일 ‘불법체류 종합방지 대책’을 내놓으며 시작된 것이다. 자진신고에 응한 미등록 노동자와 그 고용주에게 1년 동안 출국준비기간을 부여하여 강제추방을 면제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진신고는 당장 1년이나마 강제추방 위협에서 벗어난다 해도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무엇보다 자진신고를 할 경우 본국에 돌아가기 전까지 공장을 옮길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어서 임금체불을 비롯한 각종 인권억압이 더욱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빈껍데기 고용허가제 도입 예정
한편 노동부는 오는 6월 법령 개정을 통해 산업연수생 제도와 함께 ‘고용허가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이주노동자는 산업연수생과 달리 일단 노동자의 신분을 획득하게 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노동자로서의 권리가 거의 보장되지 않는 빈껍데기일 뿐이라는 비판이 강력히 제기되어 왔다.
고용허가제 아래서 이주노동자는 사업장 이동의 자유도 없고 해고를 당하거나 사업주가 1년 단위 재계약을 거부하면 14일 이내에 바로 출국해야 한다. 부당해고나 고용기간 연장을 이유로 쟁의를 벌일 수도 없다.
사업주들에게는 아무 때고 일방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을 해고시킬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는 셈인데, 그렇게 될 때 지금까지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상황이 얼마나 개선될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노동비자 쟁취 공대위, 강력한 항의투쟁
피부색은 달라도 같은 노동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누려야 할 이주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들이 최근에 와서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에서 노동·인권·종교·사회·학생단체 60여개가 참여하여 ‘이주노동자 탄압분쇄 및 노동비자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한 것은 그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공대위’는 △단속추방 중단 △노동비자 쟁취 △자진신고제·고용허가제 반대 △집회의 자유 보장 △이주노동자 노동3권 보장 등을 요구사항으로 정리하였다.
‘공대위’는 출범 이후 자진신고제·고용허가제 등 껍데기 대책으로 일관하는 한국 정부에 강력한 항의투쟁을 벌이고 있다.
“1년이라도 불안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노동비자 발급하라!”
이주노동자들은 어떤 생각으로 자진신고에 몰려들고 있을까? 5월 16일 <참세상뉴스>가 만나본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옮긴다.
만주에서 왔다는 한 여성 이주노동자는 자진신고를 했지만 1년 뒤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몇 년 전에 좀 오래 동안 일할 생각으로 한국에 왔어요. 더 일할 거예요. 1년 동안은 안전할지 모르겠지만, 그 뒤에는 잘 모르겠어요. 1년 뒤에 나가라고 해도 나갈 생각은 없어요. 그렇다고 대안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한 중국계 이주노동자는 한국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합법화시키지 않는 것에 대해서 강력히 항의했다. “우리가 어디 가서 호소할 수 있습니까? 합법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데도 갈 데가 없어요.”
방글라데시에서 와서 5년 정도 한국에서 일했다는 한 노동자는 좀더 적극적이었다.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오늘 등록은 하겠지만, 1년 뒤에 나갈 사람은 아마 20%도 안 될 것이다. 회사 사장도 걱정하고 있다. 우리 회사 대부분이 이주노동자인데, 만약 이들이 다 나가게 되면, 회사 운영이 어떻게 될지 정말로 걱정이 된다. 강제 추방한다고 하면, 다 도망갈 것이다. 합법적인 노동비자를 발급해서 걱정 없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기를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보장해 주어야 한다.”
동남아계 이주노동자 두 사람은 자진신고를 하면 비자를 받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5년 동안 일할 거에요. 1년 아니에요. 5년 비자 받으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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