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관광 사태와 비정규직문제 해법찾기

제주지역에서는 지금 대한항공이 일방적으로 도급계약을 해지하면서 불거진 면세점 노동자들의 고용문제가 가장 큰 노동현안으로 떠올라 있다.

서울과 제주에 있는 면세점은 대한항공 소유다. 그러나 거기서 근무하는 판매노동자들은 대한항공 소속이 아니라 대한항공과 인력도급계약을 맺은 한진관광에 고용돼 있다. 도급계약이 해지되면 노동자들의 고용도 '해지'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고용을 안정시키고자 지난해 한진관광쪽과 '도급계약을 이전하지 않는다' '도급계약 이전시 사전에 노조와 합의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도급계약을 해지하는 순간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한진관광은 "대한항공이 도급계약을 해지해 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단체교섭 기간 중임에도 각자 전적동의서를 쓰라고 강요했다. 노조원들은 "노조와 합의 없이는 개별적으로 전적동의서를 쓸 수 없다"며 거부했고, 회사는 결국 대기발령을 내렸다. 한진관광쪽은 나아가 정리해고 방침을 밝혔다. 이에 면세점 노동자들과 한진관광노조는 간접고용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고용안정을 이루기 위해 싸우고 있다.

전반적으로 도급, 사내하청, 용역, 파견 등 간접고용 노동자가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임금을 줄여 더 많은 이윤을 짜내고, 노조를 약화시키려는 자본의 공세 때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노동진영의 대응은 어떤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해 싸우기보다는 애써 외면하거나, 심지어 비정규직을 정규직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방패막이로 삼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민주노조운동의 핵심과제로 얘기하고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실천이 아닐까.

민주노총은 규약과 단체협약의 '조합원 범위'를 비정규직 노동자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고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사내하청, 도급노동자도 가입대상에 포함시켜 조직해야 한다. '복수노조 때문에 안된다'는 핑계를 대지는 말자. 일반노조 형태든 산별노조 형태든 의지만 있다면 해결방법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연대'가 아니라 '내 문제'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고승남 /제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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