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월드컵 평화' 되레 국제망신 자초

'억지 월드컵 평화' 되레 국제망신 부른다 노동탄압에 국제항의행동 밀물…공무원·산재도 도마위에

정부와 보수언론이 '국가이미지 훼손'을 빌미로 노동자들의 투쟁에 엄정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으나 이같은 강경탄압이 되레 국제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국제자유노련(ICFTU)과 국제공공노련(PSI) 등은 월드컵 기간에 단병호 위원장 실형선고와 공무원노조 탄압 등 한국정부의 비인도적인 노동탄압을 규탄한다. 이와 함께 아동노동근절, 유엔이주민협약 비준 등 국제기준에 크게 밑도는 노동인권을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노동단체들은 이와 관련해 6월21일부터 22일까지 구속노동자 석방과 공무원노조 인정을 촉구하는 2차 국제행동에 들어가 32개국의 한국공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연다. 공무원노조(위원장 차봉천)도 월드컵 기간 경기장 주변에서 1인시위 등 집회를 열 계획인 반면 정부는 '경기장 주변 1킬로미터 안 집회금지'라는 초법적 방침을 밝혀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각 단체들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항의엽서도 보낸다. 엽서 앞면에는 "김대중 정부가 4년 5개월 동안 단 위원장을 비롯해 7백51명의 노동자를 구속해 국제노동기구(IL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UN) 인권위가 해마다 노조탄압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며 정부의 노동탄압을 규탄하고 있다. 뒷면에는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노조활동을 탄압하고 공무원노조를 부인하는 등 국제기준을 지키지 않는 것이 나라망신"이라며 ILO(결사의자유 위원회) 권고 이행을 촉구했다.

월드컵을 주최하는 국제축구협회(FIFA)도 국제항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월드컵 기간에 조셉 블라터 회장이 항의메일 세례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FIFA가 아동노동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FIFA는 그 동안 '아동노동근절국제행진' 등 국제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아동노동 근절을 약속했으나 월드컵 로고가 찍힌 축구공이 어린이들의 고사리손으로 만들어졌다는 국제항의에 직면했다. 윤영모 민주노총 국제국장은 이와 관련해 "열 살 안팎의 어린이들이 인도에서 1만명, 파키스탄에서 1만5천명이나 축구공 깁는 일에 억류돼 있다"면서 "FIFA는 비인도적 아동노동으로 월드컵이 치러지고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외면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도 이 기간 항의엽서 2만장을 FIFA에 보낸다.

해마다 2천5백명이 사망하는 악명 높은 노동재해 왕국에서 벗어나 재해추방과 작업장 안전대책을 마련하자는 캠페인도 전국적으로 펼쳐진다. 민주노총과 노동건강연대 등 의료단체들은 공동투쟁위를 꾸려 월드컵 기간 제주도를 뺀 10개 경기개최 도시에서 경기장 주변, 주요호텔, 관광지, 외국인 밀집지역에 5만부 이상 선전물을 돌린다. 조태상 민주노총 노동안전담당 차장은 "야만적인 한국의 노동환경에 대해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서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에 이를 폭로하고 국제수준의 작업장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노동자 차별철폐와 기본권 보장을 위한 공대위는 5월31일 월드컵 개막일부터 6월22일까지 한국 정부에 대해 UN이주민협약 비준을 촉구하는 국제캠페인을 벌인다.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외노협)는 5월7일부터 6월30일까지 외국인노동자 차별반대 범국민 서명운동도 펼친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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