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영진위원위 구성, '중립성은 끄덕, 추진력은 갸우뚱'

한국영화 '지속적·안정적 발전' 보장하는 시스템 마련 여부 주목


문화관광부는 지난 24일 제2기 영화진흥위원회를 구성할 위원 9명을 새로 위촉했다. 새로 위촉된 영진위원들은 ▲김홍준(46) ▲이충직(45) ▲변재란(41) ▲김병헌(42) ▲유지나(42) ▲이민용(44) ▲장미희(45) ▲김창유(47) ▲민병록(52) 등이다. 신임 영진위원들은 28일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첫 회의를 열어 위원장(상임)과 부위원장(비상임)을 호선으로 선출함으로써 3년 동안의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새 영진위 구성에는 △애니메이션 전문가 1인 포함 △여성 영화인 1/3 차지 △제작자, 투자자, 배급업자 배제 △현직 교수 50% 이상 차지 등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문화부의 고심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김홍준 감독을 제외하면 모두 새 얼굴인 것도 빠트릴 수 없다. 사실상의 전면교체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진위원이 이처럼 대폭 바뀐 것은 1기 영진위에 대한 반성적 평가에서 비롯됐다.

지난 1999년 영화진흥공사를 대신해 반민반관 형태의 새로운 자율적 진흥기구로 출범했던 영화진흥위원회는 산적한 현안을 두고 사안마다 갈등을 빚는 등 기대와는 달리 파행운영을 면치 못했다.
영화인들은 '신구 갈등'으로 표현된 영진위 내부의 갈등이 실은, 군사정권과 결탁하여 영화계의 기득권을 장악해온 수구 보수파와 이를 개혁하려는 신진 개혁파간의 갈등이었다고 보고 있다. 영화 표현의 자유, 전산망 구축, 스태프 처우 개선 등 수많은 개혁 현안을 두고 개혁적 영진위원과 보수적 영진위원들이 충돌하면서 제대로 된 운영이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문화부는 이를 의식하여 '제1기 위원회가 남긴 교훈과 영화계에 실재하는 갈등구조를 감안해 22개 영화관련 단체의 추천인사 가운데 최대한 중립적이고 실천력 있는 영화계 인사들을 위주로 구성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영화계는 문화부의 설명에 일단 수긍하는 분위기다. 새 영진위 구성이 흡족할 정도는 아니어도 최소한 불만족스럽지는 않다는 것. 이런 모습은 파행적 운영으로 얼룩졌던 제1기 영진위의 모습에서 '30년 동안 누적된 구태와 그릇된 관행을 3년 동안 개혁하려 했던 조급함을 일단은 버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결과다.
그러나, 새 영진위가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추진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보다 화합과 중립적 가치에만 치중할 수 있는 인적 구성이 아니냐고 조심스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실제로 '검열'과 같은 민감한 문제가 표면에 등장할 경우 예기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대부분의 영화인들은 제2기 영진위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출발하는 만큼 더욱 지혜롭게 영화계 현안을 해결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새 영진위에 '(갈등 속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제1기 영진위의 한계를 반드시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면서 '일시적으로 번영을 맞이하고 있는 한국영화가 어떠한 외부 환경에도 흔들림없이 영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며, 이번 영진위가 그 기틀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제2기 영진위원의 명단과 주요 경력.

▲김홍준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영상원 조교수. 영화진흥위원.
▲이충직 : 프랑스 ESRA(영화제작전문학교) 졸업. 중앙대 영상예술학과 교수.
▲변재란 : 순천향대 예술학부 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김병헌 : 영진위 애니메이션 정책포럼 자문위원. SICAF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유지나 : 파리7대학 기호학과(영화분석) 졸업. 영화평론가.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이민용 :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 수상(개 같은 날의 오후). 대종상 심사위원.
▲장미희 : 대종상 여우주연상 수상. 한국영화배우협회 부회장. 명지대 연극영상학과 교수.
▲김창유 : 용인대 영화영상과 교수. 한국영상기술학회장.
▲민병록 : 한국영화학회장.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일일문화정책동향 안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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