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은 약방의 감초래요
우리 고장 제천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시민회관이라는 공간에는 주민등록등본이랑, 호적 등을 떼어주던 민원봉사실이라는 곳이 어느 날 갑자기 이사를 가고 공사가 시작되었다.
아! 이 공간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잠시 설명을 하자면 제천시민회관은 시내에서 가장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하고 지하에는 작은 소극장과 다용도실이 있고 1층에는 민원 봉사실이 있고 2층에는 문화의 집, 전시장 그리고 문화 창작실이 있고 3,4층에는 문화원과 다른 단체들의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었다. 불과 5개월 전까지는 ......
몇 년 전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전시 등의 활동에 사용되던 다목적실이 지역 문화예술인의 반대에도 불과하고 민원봉사실로 바뀌었었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민원봉사실 대신 전시장을 만들어 준다고 하니 얼마나 고마운지.....감사한(?) 마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환영(?)할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천시가 추진중이라고 한다.
역시 이 프로젝트를 설명하려면 간략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제천시는 제천역부터 의림지까지 곧게 뻗어있는 시내를 관통하는 도로가 있는데 예전에는 시청이 이 도로 옆에 있었다. 그래서 민원인들이 시청에서 일을 보는 것이 큰 불편이 없었는데 갑자기 어느 날 시청이 제천시 입구 쪽으로 이사를 가버렸다. 물론 앞으로 제천이 더 확장될 것을 대비한 일이라는 말을 덧붙여서..... 그러나 제천시민들에게 새로운 청사는 거리도 멀고 대중교통이 지나는 곳이 아니어서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은 곳이다. 시민들의 불편을 감수하고도 옮긴 새로운 청사와 4~5년이 흘러도 별다른 대책 없이 도시의 중심에 우두커니 서있는 구시청사는 제천시의 부채를 늘여주기 만 하는 덩치 큰 골치 덩어리였다. 삼성의료원이 구시청사를 수리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했지만 지역의 의료기관이 반대하여 무산되었다는 설도 있었고... 암튼 현재 구시청사는 제천시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제천시는 시민여론조사를 통해 구청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든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물론 몇몇 인사들은 문화공간보다는 제천시청의 재이전을 주장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세기 문화복지사업으로 복합문화공간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구시청사의 활용에 대한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제천시에서 문화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갑자기 문화예술시설이 확충된다니 행복한(?) 아우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동안 인구 15만의 도시에서 전시를 할 수 있었던 공간이 유일하게 시민회관 문화의 집 전시실 밖에 없었던 곳에서 요 몇 년 사이에 제천시는 다양한 문화시설들을 선보이고 있으니.... 행복(?)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주택가 한가운데 지어놓은 야외음악당, 조명이 제대로 켜지지 않는 소극장 등 그 동안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어떠한 요구에도 복지부동하던 제천시가 스스로 나서서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 인구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 복지 시설이 없었던 제천시에서 추진하는 대형 대형복합문화공간을 건설하겠다고 하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동안 선거철만 되면 선심성 행정이 많았다고 이야기하지 않던가? 이번 구시청사 프로젝트는 지역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이 활용할 공간으로는 부적당하고 그 규모가 중소도시의 규모에 비해 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6·13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위해서 이러한 행정을 펼치는 것이라면 문화예술이 약방의 감초처럼 선거 때에만 이야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구시청사를 문화복지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보다 동사무소를 주민자치센터로 만드는 것이 실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규모의 대형화보다는 내실 있는 지원으로 지역 예술이 발전할 수 있는 종합적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더 이상 문화예술이 약방의 감초처럼 선거철 각 후보진영의 홍보물을 장식하는 수준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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