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문화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문화예술계의 노력을 환영하며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문화예술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문화예술계는 문화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기본 정책과제와 구체 정책과제들을 발표하면서, 이 과제들을 후보들이 수용할 것을 제안하고, 과제들 각각에 대한 견해와 입장을 들어 그 결과를 민감한 선거시기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문화예술계가 제시한 과제들을 보면, 시민의 문화적 권리가 보장되는 서울시, 예술이 살아 숨쉬고, 삶의 풍요로움이 보장되는 서울시,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서울시를 위해 절실히 요청되는 과제들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 10대 도시권을 맴도는 덩치를 갖고 있음에도 그 동안 서울시는 체계적인 문화정책적 계획이나 중장기적 비전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 문화예산도 겨우 0.6%에 머물러 있고, 문화예산을 확보할 근거도 충분하지 못한 상태다. 문화행정조직도 체육, 관광 등 특정 분야에 편중된 편제를 보이고 있고, 전문가의 참여길도 막혀있다. 이러한 현실은 서울이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 중장기계획 수립, 문화예산 1% 확보, 서울문화재단 설립, 문화행정조직 개편 및 문화예술인들의 참여 보장 등이 반드시 뒤따라야 함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도서관 64곳과 박물관 134개소를 갖고 있는 파리에 비해 서울시의 문화인프라는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로 지나치게 빈약한 실정이다. 이는 도서관, 박물관·미술관 등 기본적인 인프라의 확충이 시급함을 말해준다. 미디어센터 신설 확충, 하자센터와 같은 청소년 대안문화공간의 확충도 필요하다. 세종문화회관 같은 공연시설이나 이미 20여 개소가 설립돼 있는 문화의 집의 경우 지속적인 확충도 필요하지만, 전문인력 확보, 프로그램 특성화 등을 통한 운영개혁이 더 시급한 실정이다.

풍납토성, 정동 등과 관련한 최근의 논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천년 고도의 자태를 빛나게 할 문화유산들을 잘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급선무라 할 수 있다. 세종로, 인사동 등 문화지구 정비를 통한 문화환경 및 공간 개선과 사대문안 역사경관 보존 대책 마련도 꼭 필요한 사항이다. 서울 시민의날 축제 등 서울시의 주요 문화예술행사를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전문가들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더불어 순수·독립·민족예술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문화예술계의 이번 발표에는 이런 내용들이 대부분 담겨 있어 매우 고무적이며, 선거를 계기로 문화에 대한 후보들의 인식전환을 꾀하고, 문화정책의 중요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활동이 아닐 수 없다.

문화예술계의 이 같은 활동이 결실을 맺어 서울시의 문화정책이 한 차원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문화예술계의 이런 제안을 선거용으로 악용하지 말고, 솔직하고 떳떳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한편, 이를 계기로 서울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적 방안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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