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없다

[평화와 인권] 기획연재 - 월드컵과 인권 ③

월드컵을 통해 민중에게 무엇이 돌아올 것인가는 질문은 노동자 민중에게 과연 월드컵은 실제 존재하는가와 같은 질문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언론, '월드컵 특수' 세뇌

전주시 평화동의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남성 장애인 박씨는 "노점상을 하지 않으면 고작 40만원도 안되는 정부 지원금으로 세식구 먹고 살아야 하는데 월드컵 특수가 나하고 무슨 상관이겠느냐"며 울분을 토한다.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외치며 농성을 벌이다 죽어간 지체장애 1급의 여성인 고 최옥란 열사나 사업주의 부당노동행위로 파업권 행사는커녕 노동조합활동마저 빼앗기는 노동자를 두고 월드컵은 엄연한 인간의 생존의 권리를 막기 위한 들러리이다.


한 개인택시 운전자는 "우리가 언제 그렇게 큰 행사를 또 치러보겠냐"며 "관광객이 많아지면 음식점 같은데는 한 몫 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얼마전 지역의 한 일간지에서도 보도되었듯 관광객 투숙객이 예상보다 현저히 줄어 월드컵이 시작돼도 별다른 수입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전주시와 전라북도 당국은 "외국자본의 유입에다가 고용과 홍보효과까지 감안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없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월드컵 특수'를 세뇌하고 있다. 전주시와 전라북도, 월드컵 특수를 잔뜩 부풀리는 지역의 대개의 언론사의 헛박자에 도민들은 또한번 들러리가 된다.

동완산동과 서완산동 일대에서 월드컵을 맞아 그동안 전주시가 계획해 온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월드컵 경기장 주변을 비롯한 전주지역의 도로 곳곳이 도로확장공사 등으로 전주시 곳곳이 어수선하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이미 10년전부터 계획됐다가 아직 집행되지 못한 완산동 일대를 비롯해 17개 지역에 해당되고 지금은 철거를 앞두고 있다.

이사갈 수 있는 사람들은 전주시의 사업 집행이 양치기 소년과 같아 언제 가야할 지 몰라 불안해하고 시에서 받은 보조금 4백만원으로는 이사가기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언제 길바닥으로 쫓겨날 지 모를 형편이다.

월드컵은 이들에게 거주지를 빼앗기는 명목일 뿐이어서 그들에게 세계인의 축제는 남의 일과도 같다. 자칫 욕먹을지도 모를 일들이 월드컵을 계기로 순풍을 타고 있다.

가뭄탓 월드컵탓 - 노동자만 봉

월드컵을 앞둔 무정쟁(無政爭)·무쟁의(無爭議)선언 시도는 노동자 민중에게 월드컵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통령의 아들이 수뢰혐의로 구속되고 최규선의 녹음테입에 온 나라가 굿을 치른다.

대통령 아들의 수뢰가 여·야간 정치투쟁으로 머물던 터에 월드컵을 앞둔 무정쟁 선언은 그들만의 정치투쟁과 선거전략의 일부였을 뿐이다. 월드컵은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데 필요한 '들러리'일 뿐 아니라 노동운동을 위축시키는 데에도 한 몫 했다.

일부 업종에서의 일방적인 주5일 근무제 시행은 영세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고 정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아직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을 이용, 월드컵이 끝나기 전에 주5일근무제 논의를 아예 마무리지으려한다.

이런 움직임에 노동계는 '노사평화선언이 아니라 총력투쟁선언'을 하고 나서고 있다. 정부는 여기에 '월드컵을 앞둔 시기에 웬 파업'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노동자들의 투쟁을 고립시키려 한다.

이주 노동력 물갈이 명목

월드컵 기간 외국인의 불법 체류가 늘어날 것을 빌미로 법무부는 지난 3월 불법체류자종합방지대책을 내놓아 불법체류자의 자진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예상과 달리 현재 26만명 가량으로 알려져 있는 전국의 불법체류자 중 25만명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24일 현재 5백여명이 조금 넘게 접수됐다. 그러나 출국 준비를 도울 유예기간을 길게는 내년 3월까지 준다고 했지만 이들 '불법' 체류자들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추방되는 시기가 이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전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자진신고하러 온 이들 중 본지가 만나 본 10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은 신고하는 이유를 모르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기간이 지나도 출국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불법'취업할 것이라고 했다.

연변에서 지난 2월에 1천5백만원의 돈을 들여 남한에 와서 농장일을 하며 겨우 빚을 갚아가고 있다는 한 40대의 여성은 "5년 정도는 일을 해야 올 때 진 빚을 갚고 돈을 벌어갈 것"이라며 "이제 어떻게 하느냐"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한 남성은 "제발 이곳에서 일할 수 있게만 해줬으면 좋겠다. 정부는 우리를 알아주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월드컵은 핑계일 뿐이며 내년 단속 때에는 다른 핑계가 생길 것이며 월드컵이 끝나는 7월에는 그들과 친구들에 대한 단속과 추방이 밀어닥칠 것이라는 걸.

이들은 수도권 지역에서 산업연수생으로 일하다 이곳 전북지역의 남원, 진안, 장수 등의 시골로 내려와 도자기나 목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지자체가 앞다퉈 선전하는 월드컵 관광특수를 만드는 그들이 월드컵 때문에 쫓겨나는 것이 월드컵의 진짜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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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호

    선거와 월드컵의 겹쳤다

    우리는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는가

    선거인가 월드컵인가

    뭘 물어보는가 당연 월드컵이지

    9시 뉴스도 월드컵에 밀려 시간도 맘대로고...

    간간이 선거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방송도 나오지만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다

    세계적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기위해 자국의 정치는 그야말로 남의 나라 이야기 만도 못하다

    프랑스가 16강에서 탈락했다는 이야기는 주고 받으면서

    누굴 찍어야 할지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누가 나왔는지도 모르는데...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타인을 바로 볼 수있단 말인가

    정치는 잼없고 그 나물에 그 국밥이라는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쓸데 없는 곳에 관심을 기울여 정작 봐야 할 곳은 보지 못하는 일은 되풀이 될 것이다

    투표 꼭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