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성] 성차별이 여성의 문제라고요?

<노동자와 성> ① 성차별, 여성만의 문제 아니다

1860년 프랑스의 입법가 시몽은 "노동자가 되는 여자는 더 이상 여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산업혁명 이전 여성들에게는 일과 출산이 자연스럽게 결합돼 있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일하는 곳(직장)'을 뒤바꿨고, 생산활동과 육아의 결합을 매우 힘들게 했다. 여기서 '돈벌이를 위한 노동'과 '모성'은 대립된다는 주장이 생겨나고, 여성과 노동자는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주장되던 시절도 있었다.
출산과 직장생활은 한 곳에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여성노동자'말고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는 점에서 얼핏 공존하기 어려워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기혼여성이 모든 근로여성을 대표할 수 없는 것처럼, 성의 차이가 직장내 차별을 합리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성노동자를 값싸게 고용하려는 기업주들의 욕망은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성의 차이가 마치 직장에서 남녀차별을 낳는 유일한 이유인 것처럼 주장해 왔다.

한편 '남성은 집안의 주인 또는 가정을 책임지는 사람이고, 여성은 살림하는 사람 또는 생계보조자', '남성은 힘이 세고 독립적인 사람이고 여성은 연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사람'등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봉건적, 가부장적 생각도 직장내 성차별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가 일하고 있는 직장은 갖가지 차별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정규직-비정규직, 원청-하청-재하청, 사무직-노무직, 내국인노동자-이주노동자, 장애인-비장애인의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당신은 다만 이런 차이 때문에 차별대우를 받는 게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당신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사무직과 노무직의 임금격차 등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직장내 남녀간 성적차별에 대해서도 똑같이 분노할 책임이 있다.

단언컨대, 우리의 미래는 이러한 차별을 어떻게 푸는가에 달려있다.
대를 잇기 위해 아들을 골라 낳고, 근거 없이 여성을 푸대접하는 등 성편견을 고치려면 딸 가진 부모보다 아들 가진 부모의 생각이 더 중요하듯이, 현장내 성차별, 성희롱 등의 문제는 여성, 남성이 아닌 노동자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박승희/ 민주노총 여성부장
태그

성차별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클리핑기사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