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획기사> ① 파업권

월드컵이 노동자 생존권 제한할 수 없어

(편집자주) 월드컵 개막이 10여일 남았다. 언론이나 개최 지자체는 연일 월드컵 열기를 북돋기위해 난리가 아니다. 하지만 화려한 월드컵 이면에 드리워진 인권현실은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다. '주간 다산인권'은 이러한 월드컵 열기에 편승해(?) 월드컵의 그늘에 가리워진 월드컵의 실체를 <6회>에 걸쳐 고발하고자 한다.

월드컵을 볼모로 삼는 노동자?

민주노총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정부가 노동탄압 중단과 노동조건 후퇴없는 주5일근무제 도입, 기간산업 사유화 중단과 산별교섭 수용 등을 촉구하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집중파업과 대규모 시위를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모든 언론은 연일 사설이나 기사를 통해 똑같은 논조로 '월드컵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안된다'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불온시하고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고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도 '가뭄에 웬 파업이냐'며 무슨 사회악처럼 떠들더니 이번에는 월드컵 그럼 내년에는 또 무엇으로 파업을 막으려 하는지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며 언론이나 정부의 태도를 강력히 비난했다. 또 이 관계자는 "4년 전 프랑스월드컵때에도 월드컵공식후원사인 에어포스항공사 조종사들이 전면파업을 단행했고 프랑스 철도기관사노조가 파업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행사는 무리없이 진행됐다"며 파업으로 인해 월드컵이 망쳐질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동계의 임단협 쟁의시기에 관해서는 10여년동안 자연스럽게 6월 전후로 집중돼 왔던 것이고 민주노총은 월드컵개막 이전인 5월 하순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며 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사용주의 미온적인 교섭으로 월드컵 시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컵 축제에 피눈물나는 노동자

결국 주 5일 근무제, 구속수배자 문제 등 산적한 노동현안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나 임단협을 해태하는 사용주의 그릇된 현실인식이 노동계의 파업을 부치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금속·보건의료·택시노조의 경우 사용주가 임단협의 산별교섭을 외면하여 석달째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해왔으며 2년전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을 보건복지부가 묵살하는 바람에 23일 파업에 돌입하는 사회보험노조도 이러한 현실을 증명하고 있다.

민주노총 수원지구협 관계자의 "지방노동사무소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현재 사용주들이 노동부 지시를 제대로 따르려 하지 않아 곤혹스럽다며 하소연하고 있다"는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민주노총의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5월 현재 김대중 정부하에서 구속자는 모두 751명으로 632명이던 김영삼 정부때보다 훨씬 많게 나타나고 있다. 또 고소고발자들이 무려 1천384명에 달하고 발전노조를 포함한 조합원들에 대한 임금 가압류 등의 전체 액수는 1천67억5천만원이며 징계해고자만 해도 1천여명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산술적 수치는 현 정부의 반노동자적 입장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시민사회단체에서 몇차례에 걸쳐 정부에게 노동계와의 성실한 대화를 촉구했음에도 현 정부가 아무런 진전된 내용을 내놓지 못하는 것 역시 정부의 노동정책능력의 부재를 보여주고 있다.

"누가 우리의 생존을 대신할 수 있는가. 누구를 위한 월드컵이냐. 월드컵이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와 생존권을 제한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없다."
수원에서 열린 5.18기념집회에 참석한 한 노동자의 절규는 2002년 우리 노동자의 현 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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