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밀보호법 통신자유침해 보장법으로 둔갑

수사기관 영장 없이도 통신자료 수사가능

진보네트워크는 여러 수사기관으로부터 진보네트워크에 웹호스팅을 받고 있는 사회단체와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올라간 게시물의 IP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요구를 받아 왔다. 이것은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에 의한 협조요청 형식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협조요청에는 기본적인 혐의사실조차 제대로 적시되어 있지 않다. 수사기관의 협조공문에 대해서 진보네트워크 측은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일체 협조하지 않아왔다”고 밝혔다. 그런데, 최근 진보네트워크와 공무원노조 등은 분당경찰서, 인천서부경찰서, 부산지방경찰서 등으로부터 "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것은 지난해 12월 통신비밀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기존의 협조요청보다 IP정보를 제공해달라는 수사기관들의 요구 강도를 높인 것이다.

수사기관, 영장 없이 통신자료 추적가능
최근 3월 29일 발효된 개정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통신사실확인자료'라는 명목으로 경찰이 영장이 없이도 IP 추적과 위치 추적을 허용하고 있다. 통신사실확인자료란 이용자의 전기통신일시, 발·착신한 상대방의 번호, 인터넷의 로그기록, 위치추적, 접속지 추적 등에 관한 자료를 뜻한다. 개정된 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검사·사법경찰관은 관할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요청하에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긴급한 사유'가 있을 시에는 검사장의 승인을 사후에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또한 '국가안정보장'을 위해 정보수사기관의 장은 단독으로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 때문에 실제 수사기관이 영장이 없이도 수사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현재 진보네트워크측은, 수사기관의 요구에 대해서 일체 응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정책적으로 수사기관의 임의적인 수사관행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서버의 로그파일에 접속자의 접속위치(IP) 주소를 남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항은 국민감시를 위한 명목
개정통신비밀보호법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소지가 있다는 비판의 우려가 높다. 진보네트워크는 5월 28일 성명을 내고, "영장 없는 IP 추적과 위치추적은 국민에 대한 감시이며,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과 인격권, 신체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 주거이전의 자유와 불가침, 통신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할 권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고 비판하면서, 수사기관의 위헌적인 감정은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통신사실확인자료라는 명목으로 국민을 감시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진보네트워크와 발전노동자들은 지난 5월 27일 "영장 없는 IP 추적과 위치 추적을 허용하고 있는 개정 통신비밀보호법의 '통신사실확인자료'는 대한민국 헌법의 영장주의와 통신비밀의 보호에 위배된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 통신비밀보호법 통신의 자유에 대한 제한, 법률로 엄격히 규제
실제로 통신비밀보호법을 보면, 1조 목적에 "이 법은 통신 및 대화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제한은 그 대상을 한정하고 엄격한 법적 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통신비밀을 보호하고 통신의 자유를 신장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헌법 18조에서 보호하는 통신의 자유는 개인이 그들의 의사나 정보를 자유롭게 전달 교환하는 경우에 그 내용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통신의 자유에 대한 불가침이란 열람금지, 누설금지, 정보금지 등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헌법 37조 2항에서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해외에서도 현재 통신의 비밀을 제한할 경우 엄격한 요건하에서 법원의 영장을 받아야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법무법인 지평의 이은우 변호사는 "최근 수사기관에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게 고객의 인터넷 로그기록 자료나 접속지의 추적자료로 삼기 위한 접속 IP 자료를 요청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지난 3월 29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통신비밀보호법 시행령은 실제로 법원의 영장도 없이 관할지방검찰청 검사자의 요청만으로 이런 개인정보에 대해서 빼내올 수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사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개인의 자료들을 마음대로 빼내올 수 있으며, 감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은우 변호사는 덧붙여,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의 로그기록자료라는 것은 사람의 정보통신망 속에서의 생활기록이며 위치추적자료와 접속지의 추적자료는 IP는 그 사람의 이동경로이고 활동의 궤적"이라고 말하면서, 통신사실확인 자료에 관한 통신비밀보호법과 통신비밀보호법시행령의 관련규정을 철폐하지 않는한 정보통신시대에 통신의 비밀과 자유, 사생활 비밀의 보장은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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