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6월 항쟁 15주년을 맞이하며
올해는 1987년 6월항쟁이 일어난지 15년째 되는 해이다. 암울하고 고통스러웠던 독재의 기억을 떨치고 일어난 온 국민의 승리로 기억되어야 마땅한 6월항쟁은 우리 사회 진보의 큰 걸음이었다. 비록 그것이 6.29선언이라는 허망함으로 정리 되버리고 이후 7,8,9월로 이어진 노동자대투쟁의 열망을 받아 안아 민주적 정권교체로까지 이루어지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지만 87년은 혁명의 해였고 변화의 해였다. 우리 역사의 어느 장을 들추어 봐도 계급과 계층, 연령과 성별, 지역과 신앙의 차이를 뛰어넘은 항쟁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하기에 6월항쟁정신은 분명 오늘에도 우리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추동하는 강력한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과거, 좋았던 시절'만을 가슴 벅차게 회고하고 있기에는 우리의 시대가 도달한 좌표가 너무나 초라하기 그지없다. 형식적 민주주의의 전취를 자축했던 우리의 정치권력은 온갖 비리와 추문으로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고, 6·70년대 우리의 과거사를 판박이처럼 보여주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반인권적인 처사들은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독재의 상징인 박정희의 기념관이 도둑 착공되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무기강매를 일삼으로 전세계를 들쑤시는 미국의 패권은 여전히 한반도, 아니 '지구 평화'에 위협적인 존재다.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물결은 우리의 민중에게 고통을 전가하며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번 기념행사는 단지 축하와 기념식 일변도의 진행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이름부터 '6월항쟁계승반전평화대회'로 전쟁반대라는 명분을 분명히 가져갔으며, '반전 평화 이주노동자 인권보장 촉구 국제캠페인', '박정희기념관도둑착공규탄 범국민 결의대회', '미일패권정책과 아시아 평화'를 주제로 한 국제평화포럼, ‘6.22반전평화 세계동시행동의 날(2002반전평화선언)’등의 행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시대는 아직도 싸워야 할 것, 쟁취해야 할 것, 지켜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6월항쟁은 우리에게 민주주의, 인권, 평화, 연대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끊임없이 환기시켜 준다. 6월항쟁의 정신이 화석화되지 않고 끊임없이 흐르게 하는 것, 우리 시대의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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