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진철공조선 하청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 하청노동자 기본권 쟁취에 진보정당이 적극 나서자!


5월 29일부터 시작된 방어진철공조선 하청노동자의 체불임금 쟁취투쟁이 뜨겁게 타올랐다.

이번 방어진철공조선(방철) 체불임금 사건은, 기존 하청업체 임금체불이 개별적인 몇몇 업체의 문제였던 점에 반해 원청의 부도로 하청업체 모두가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수백명 하청노동자의 생존권이 달린 중대한 사건이다.

현중과 미포측은 방철이 부도 상태란 이유로, 그리고 생산된 블록이 채권은행에 가압류되어 있다는 이유로 블록 대금을 지불하지 않으려 하고, 그래서 방철측은 하청업체에 지불해야 할 기성(인건비를 비롯해 원청이 하청에 지급하는 돈)을 주지 못했으며 그 때문에 노동자들은 임금을 못 받고 있다.

그러므로 현중과 미포측이 블록 대금으로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하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상법과 노동법 온갖 조항을 들이밀며 서로 책임이 없다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여기에 동부경찰서는 방철 안에서 사소한 소란과 시비를 빌미삼아 전투경찰 수십 명을 군용 트럭에 싣고 출동해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무차별 연행, 수갑까지 채우며 수시간 동안 감금하기까지 했다.

그렇다. 지금 이 모습이 바로 오늘을 살고 있는 하청노동형제들의 현실이다. 법으로 전혀 보호받을 수 없고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조차 사생결단의 의지를 품어야 가능하고, 설사 싸움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저항에 자본과 권력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폭력을 동원하여 짓밟아 버린다.

정규직 대기업 남성 노동자 중심의 노동운동이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현실에서, 방철 노동자들이 하청 신세의 서러움을 씻어내기 위해 체불임금 쟁취투쟁으로 떨쳐일어선 것은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또한 하청노동자들이 연행되자 사회당 시장후보 선대본과 민주노동당 일부 당원들이 새벽까지 항의농성을 통해 연행 노동자를 석방시키는 투쟁에 나선 점 또한 의미심장하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과정에서 선거참여가 불가피한 것이라면, 선거라는 열린 공간에서 억압받고 착취받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자신의 요구로 삼고 투쟁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송철호 시장후보는 지난달 21일 비정규직 관련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비정규직 지원센터’를 건설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체불임금과 산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고, 사회당 안승천 시장후보는 ‘동일노동-동일임금의 관철로 비정규직 철폐’를 제1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렇다면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의 두 시장후보가 방철 부도사태를 계기로 하청노동자 문제를 합동으로 제기한다면, 진보진영의 울산시장 당선가능성이 논의되는 지금 현장 하청화를 통한 착취로 돈을 버는 자본가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 만일 양 진영이 방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싸운다면 울산지역 전체를 뒤흔들며 하청노동자들의 조직화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방철 하청노동자들은 6·13 지자체 선거기간이라는 점에 착상, 민주노동당이라면 하청 문제를 위해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민주노동당 측에 연락을 먼저 했다고 한다.

그저 비정규직의 아픔을 알고 있다고 떠드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는 격 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의 아픔이 무엇인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찾아 듣고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실천하지 않는다면 ‘하청노동자 기본권 보장’이라는 공약은 빛이 바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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