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사회에서 주민의 정치적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하지만 그간의 경험에 따르면 막대한 예산의 집행권을 가진 민선단체장이 어떤 문화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지역문화의 미래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단체장이 어떤 문화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어떤 경로를 밟아 이루어 갈 것인지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일이 중요하다. 전라북도의 경우 대부분의 도민이 그 당위성을 인정한 ‘세계소리축제’를 치르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철저하게 실감하였다. 전라북도가 전통문화의 고장이며 특히 판소리에 대해서 갖는 자부심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으나 일이 추진되는 과정에 단체장이 깊이 관여하면서 단체장의 개인적인 취향이 행사 전체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었고, 이에 대한 지역주민의 저항은 철저하게 묵살되었다. 결국 행사는 파행으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 막대한 예산의 낭비로 종결되었다.
또한 도립국악원 사태나 도립오페라단, 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구성문제 등의 사례 등을 통해 지역 문화정책의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전북지역의 현안과제로는 우선, 각 지역에 널려 있는 대형문화행사의 재정비와 이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지역의 문화를 장기적으로 이끌어 갈 지역의 문화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안정적인 활동기반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문화는 사람에 의해서 일구어지는 것이기에 지역의 예비 문화일꾼들에게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신자유주의적 발상에 의한 민간위탁사업들에 대한 재정비가 요구된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는 민간위탁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으나 민간위탁사업은 그 성격상 장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어 사업의 성격에 따라 각각 다른 방식의 민간위탁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넷째,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세우는 일이 요구된다. 전북의 경우 이미 ‘중장기 발전계획’이 수립되어 있으나 이 계획이 지역에서 마련된 것이 아니기에 오랜 시간 지역의 문화를 위해 일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다양한 문제의식과 이에 대한 해소방안 등 지역의 의견을 충실히 담을 수 있는 계획수립이 시급하다.
다섯째, 이제 지역주민은 자신의 삶의 질과 관련하여 적극적인 문화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지자체는 그에 걸맞는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이미 중앙정부도 문화부문 예산을 전체 예산의 1% 범위에서 확보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지방정부 역시 문화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하고 이를 투명하게 관리하여 힘겹게 지역문화를 지켜가는 지역의 문화일꾼들에게 힘이 되어 주어야 한다.
이외에도 지역의 문화현장에는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산재해 있고 이들 모두는 시급한 해결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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