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문화유산해설사 제도 취지 살려야
우리 관광문화는 천박하다는 평가를 주로 받는다. 발길 닿는 지역의 사람냄새, 삶의 흔적, 역사적 숨결이 깃든 문화와 문화유산을 보고, 듣고, 느끼며 체험하는 '문화관광'보다 먹고 마시며 즐기는 '향락·보신관광'이 보편화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사실 역사적 맥락을 갖는 특수한 모습이기도 하고, 놀기 좋아하는 민족 고유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놀고 먹고 마시는' 관광문화를 무턱대고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광 목적지 주민과의 소통과 나눔 속에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문화'적 의미가 관광의 궁극적 목적임을 인정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관광문화에 대해 부정적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관광지의 문화와 관광객을 이어주는 문화관광 전문가의 양성이다. 이런 의미에서 문화유산해설사 제도는 매우 바람직한 제도이며, 제도 도입시기 또한 적절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문화유산해설사 양성방식과 활동 내역에 있어서는 고쳐야 할 점이 적지 않다.
문화유산해설사는 법적 근거가 사실상 마련된 상태이고 시도에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다. 그러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양성교육은 부실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예산 또한 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데에는 불충분하다.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시간을 최소 180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교육시기도 평일 저녁으로 변경하는 등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또한 각 대학의 평생교육원에 위탁하여 실시되는 교육과정이 일정한 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가 총론 수준의 교육 가이드라인을 지정해 줄 필요가 있다.
또한 단순 자원봉사자 수준에 머물고 있는 보수 수준을 전문 자원봉사자 수준으로 올려 문화유산해설사들이 보람차게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 500명이 일주일에 두 번, 연평균 100일을 활동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전국적으로 10억원이 채 넘지 않는 예산으로 문화적 효과를 거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실적인 예산조정이 이뤄지길 바란다.
양성 교육과정과 예산보다 더 큰 문제는 실제 현장에서의 활동내역이다. 대부분의 문화유산해설사들이 본 취지와는 무관하게 관광 가이드 노릇에 내몰리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문화유산해설사 배치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 정착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문화유산해설사 제도가 본래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당국의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뒤따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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