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진철공조선 사내하청 노동자 투쟁의 성과와 과제
이중·삼중의 하청구조를 뚫고 현중·미포와 맞대결 ― “하청노동자도 단결해 투쟁하면 이긴다”
방어진철공조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공장점거 농성 당시 모습.
5월 29일부터 시작된 방어진철공조선(BCI)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은 6월 4일 현대중공업측과 세종·일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협상을 벌여 인건비 1억 4천 8백여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았고 6월 5일 현대미포조선측과 우양·동인 사내하청 노동자간의 협상 결과 하청노동자가 요구한 총 2억 8천여만원의 인건비를 남김없이 직불처리키로 하면서 마무리되었다.
방어진철공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의 성과와 더 전진해야할 과제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이후 있을 많은 하청노동자 투쟁에 좋은 자양분을 제공할 것이다.
먼저 성과를 보면 첫째, 자본가들이 상법이니 노동법이니 하면서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지급을 거부할 때 하청노동자들은 현중과 미포자본이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투쟁했다는 점이다.
BCI는 현대중공업 물량은 세종과 일진에 미포조선 물량은 우양과 동인에 하청을 주었다. 따라서 BCI가 부도가 나고 임금체불이 생기자, 사내하청 노동자가 현대중공업, 미포조선을 상대로 직접 체불임금 해결에 나선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법적인 관계로는 현대중공업, 미포조선은 물론 BCI조차 사용종속 관계가 아니지만, 체불임금을 해결할 당사자는 오직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밖에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 투쟁은 하청의 재하청이 갖는 2·3중의 착취구조에 맞선 투쟁이었다. 이렇게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현중과 미포가 밀린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대상임을 명확히 하고 투쟁을 전개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둘째, 진정서나 고발장이 아닌 블록을 사수하는 직접적인 투쟁을 전개했다는 것이다.
물론 하청노동자들이 처음부터 투쟁의 방향을 정확하게 잡은 것은 아니었다. 하청노동자들은 BCI 사장이 원청인 현중과 미포조선으로부터 받을 기성(인건비를 포함하여 원청이 하청업체에 지급할 돈)을 포기하는 대신, ‘하청노동자의 인건비를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게 했다. 각서만 믿고 하청노동자들은 블록을 원청에 넘기면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하청업체 사장이 각서하나 썼다고 돈을 주지 않는다. 순진한 하청노동자들은 미포와 현중자본가들이 바지선까지 안벽에 대며 블록을 탈취하려고 들자 블록을 지켜야만 자신들의 밀린 임금을 쟁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 자본의 도발이 있고 난후 하청노동자들은 사수대를 구성하고 블록을 끝까지 사수하는 투쟁을 전개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셋째, 단결된 투쟁으로 체불임금을 받는 직접적인 성과를 쟁취했
다.
하청노동자들의 경우 ‘임금체불 당해도 어쩔 수 없다’는 좌절과 체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방어진철공조선 하청노동자들은 부도사업장이라는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도 단결하여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성과에도 더 전진해야할 과제들은 있었다.
첫째, 4개 업체 전체가 단결하여 투쟁하지 못했다.
세종과 일진은 현중과 협상을 했고 우양과 동인은 미포와 협상을 했다. 그리고 단결력이 떨어지고 업체 사장의 영향력이 강했던 일진은 현중자본의 논리, 즉 밀린 임금이 아니라 블록 가격만을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임금 요구 액수의 70%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미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나 물량이 더 많았고 단결력이 높았던 우양과 동인은 임금 요구 액수 전체를 받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4개 업체가 밀린 임금을 받는다는 동일한 요구 조건으로 정리했는데도 실제 투쟁에서는 현중·미포와 개별적으로 협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우양과 동인만이 요구를 100% 쟁취할 수 있었다. 동일한 요구를 내거는 것뿐만 아니라 공동투쟁을 전개해야 투쟁을 승리로 만들 수 있다는 노동자 투쟁의 정신을 제대로 배우고 구현할 때 특히나 자본의 공격이 악랄한 하청노동자들은 투쟁을 사수하고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하청노조 조직화로 연결시켜야 한다.
젊은 노동자부터 늙은 노동자까지 투쟁에 동참했고 협상의 순간에도 노동자 대표를 중심으로 집단적인 의견통일을 이루었으며 생전 처음 받는 교육, 집회, 규찰에 참여하면서 노동자 단결에 대한 의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체불임금을 받는 것을 넘어 하청노조 건설을 위한 조직화까지 전진하지는 못했다. 물론 이것은 이후 과제이기도 하다. 이들의 경우 대부분 조선 업종에 종사하기 때문에 중공업이나 미포의 하청노동자로 살아갈 것이다. 이들의 투쟁 경험을 바탕으로 하청노조 건설의 주체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이번 투쟁의 성과를 제대로 계승하는 것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