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자 연합뉴스 기사에 의하면 BBC가 지난 5월 20일 실시한 인종문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1%가 영국은 인종차별사회라고 느낀다고 대답했으며, 백인들은 52%, 흑인계는 53%가 아시아계는 41%가 이같이 답변했다.또한 흑인계의 40%, 아시아계의 34%가 직장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대답했다. 백인들의 3분의2가 이민자들이 영국사회에 통합되지 않고 영국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며, 응답자의 44%가 지난 50년간 이민이 영국에 손해를 입혔다고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백인, 흑인계, 아시아계들은 영국사회가 10년전 보다는 인종적으로 더 관대해졌다는 동의했다고 한다.
인종관계 개정법(Race Relations Act (Amendment) 2000)이 실시된 후 인종차별에 관한 최근의 조사여서 그 의의가 있다고 본다. 이번 조사에서 인종차별의 형태로 직장에서의 인종차별이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났다. 직장에서의 인종차별은 인종적인 욕설이나 농담으로 왕따를 시키는 경우, 인종적인 이유로 승진이나 임금인상에 불이익을 주는 경우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98년에 인종차별의 이유로 살해됐던 흑인계 소년인 스테판 로렌스(Stephen Lawrence) 살인 사건은 지난 2년간 영국사회 이슈가 되었다. 그 결과 맥퍼슨 위원회(Macperson Committee)가 8개월간 영국의 인종차별에 대한 조사를 하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그 보고서에 의하면 경찰 등 국가기관이 단체 인종차별 (Institutional Racism)을 했다고 발표했다. 그후 영국경찰은 소수민족의 경찰지원을 장려하여 일부 소수민족 출신이 경찰에 지원했지만 경찰내의 인종차별로 상당수가 사퇴를 했다고 한다. 백인의 3분의 2가 이민자는 영국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나 소수민족은 영국경제에도 많은 기여를 하는 걸로 나타났다. 영국 국세청에 의하면 소수민족의 세금액이 소수민족이 받은 사회복지보다 많은 걸로 나타났다. 소수민족은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주류인 백인들의 눈에는 영국사회에 동화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문화와 종교적인 차이와 이것을 유지하려는 소수민족의 몸부림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응답자의 44%가 지난 50년간 이민이 영국에 손해를 입혔다고 믿는 것은 최근의 난민 문제로 인한 여론의 악화 때문인 것 같다. 2001년 한해만 해도 영국에서는 12만명이 난민 신청을 하고 그중 5만 5천명 정도가 난민으로 인정받아 체류 허가를 받았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두차례나 '난민 및 이민법'을 개정하고 오는 8월에는 시행한지 2년만에 또다시 개정을 한다. 거대 여당인 노동당의 이민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난민들을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시행하게 된다. 이런 이면에는 엄청난 수의 난민유입으로 인해 영국인들 사이에 과대한 정부지출의 재정적인 이유와 장기적인 노동시장의 침식을 우려한 여론의 압력을 들 수 있다. 1951년 유엔 제네바 난민 협정에 서명한 국가의 하나인 영국은 난민 신청자에게 신청 심사 결정시까지 주거비와 생활비를 보조해왔다.
1977년 인종 관계법(Race Relation's Act)이 제정된지 25년이 지난 지금 영국의 인종차별 문제들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소수민족은 여전히 여러 가지 면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수년전의 BBC 라디오 방송(Radio 5)에 의하면 백인, 흑인계, 아시아계 중에 3분의 1 이상이 5년전보다 현재의 인종차별 문제가 훨씬 악화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의 영국 정부발표에 의하면 흑인과 아시아계의 실업율이 20%를 상회하는데 이는 백인 실업률의 세배가 훨씬 넘는 숫자이다.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흑인 6면중 1명이 실업자이며, 감옥에 있는 숫자도 고등학생, 대학생의 숫자를 앞지르고 있다. 어느 영국 범죄관련 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인종에 대한 동기로 발생한 범죄관련 사건만도 20만 건이나 된다고 한다. 수감중인 흑인이 백인 경찰관의 학대로 사망하거나 상처를 입은 것으로 밝혀져 큰 보상을 받은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5월 29일 단행된 개각에서 폴 보탱(Paul Boateng)이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재무장관(Chief Secretary to Treasury)에 임명되었다. 동아, 한국, 경향에 Chief Secretary to Treasury를 공공지출 장관이라 번역했는데 번역상의 오류가 있다고 본다. 공공지출도 관장하지만 예산이나 세입에도 두루 관련되는 정부 부서로서 우리말로는 재무장관이 더 가까운 번역이다. 고든 브라운의 직책인 Chancellor를 재무장관이라고 했는데 엄밀히 말해서 한국의 경제담당 부총리에 해당하는 제 2인자의 막강한 자리이다. 영국의 경제정책과 나라 살림살이를 고든 브라운이 총책임을 진다. 고든은 차기 총리감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대처정부의 Chancellor를 하던 존 메이저도 92년 총리를 역임했다. 보탱 장관의 이번 임명은 영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인종평등 위원회(Commission for Racial Equality) 거벅스 싱(Gurbux Singh) 의장은 "영국정치의 고위직에도 소수민족이 임명된 것은 대표성을 증진시키는 점에서 중요한 일이다. 특히 그는 내무부(Home Office)에서 인종 및 이민문제를 다룬 경험이 있어 그의 입각은 의미가 있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또한 흑인유권자운동(Operation Black Vote)의 리 자스퍼(Lee Jasper)씨도 "보탱장관의 임명은 흑인 청소년들에게 흑인도 하원의원, 각료, 그리고 수상도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고 말했다.
소수민족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있는 폴 보탱 장관은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아버지와 스코틀란드가 고향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대학에서 법을 전공한다. 학창시절부터 노동당원으로 입당, 후에 변호사로 활동하다 노동당의 공천을 받아 1987년 꿈에도 그리던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치가의 길을 걷는다. 블레어 정부에서는 잭 스트로우 밑에서 내무부의 주니어 장관으로 난민과 이민관련 부분을 맡아 인정을 받은 뒤 재무부에서 금융담당 장관직을 맡아 일하던 중 이번 개각으로 재무담당 장관으로 승진하게 된다.
예전보다는 인종차별이 상당히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영국은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이고, 완전한 평등이 이루어지려면 적어도 수십년은 걸릴 것 같다. 언젠가 유럽 여행을 하고 돌아온 한국인이 유럽에서 받은 인종차별에 대해 비난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러면 한국은 인종차별주의자인 유럽인을 비난할 만큼 적어도 한국내에서는 인종차별이 없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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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게도 한국 국내에 거주하는 유색인종 외국인에 대한 인권침해가 심각한 상태이다. 5월 28일 경향 기사에 의하면 외국인노동자 차별철폐와 기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는 5월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 중단을 촉구하며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합법적인 신분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법과 제도를 마련해줘야 할것"이라고 주장했다. 5월 29일 동아일보 기사는 암네스티 인터내셔날(국제사면 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의 수형자들은 영하20도까지 내려가는 교도소에 감금되기도 하고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 2001년 10월 3일 경향에 의하면 "국내 교정시설 내 재소자들의 복역환경이 열악한데 비해 미군이 수감된 교정시설에는 냉장고와 세탁기까지 설치돼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92년도에 발생한 LA폭동도 알고보면 한국인이 평소 흑인동네에서 장사를 하면서 흑인들을 무시하고 멸시한 연유로 볼 수 있다. 장사는 흑인동네에서 하고 거주는 백인동네에서 하는 한국인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흑인이 직접 피부로 느낄 정도로 노골적이다. 한국전 당시 백인병사가 껌이나 초콜렛을 주면 '탱큐'라고 고맙게 받고 흑인병사가 주면 '퍽큐'라고 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버릇은 여전하다. 백인들과는 안면이 없어도 친절하게 잘해주고 파키스탄이나 태국에서 온 동남아 노동자들에게는 태도가 180도로 돌변하여 마치 짐승대하듯 차갑게 대한다.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와 결혼한 한국인 부인들에게도 차별적으로 대해 심지어는 친정집 식구들까지도 냉정하게 심하게 대한다. 왜 백인들에겐 굽실거리고 비굴해 하면서 동남아에서 온 유색 노동자들에게는 마치 머슴대하듯 강하게 대하는가.
인간은 피부색깔에 관계없이 똑같은 인간으로 대하여야 하고 또 대접받아야 한다. 피부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한다는 것은 너무도 부끄러운 일이다. 백인 범죄자는 인간답게 대접받고 자국민은 영하 20도의 차거운 감방에서 고통을 받아도 된다는 사고방식은 대단히 위험하다. 자국민이라도 특권층의 자제는 특별한 대우를 받고 병보석으로 감방에 얼마있다가 나오거나 특별사면으로 금방 나와버린다. 이러니 '무전유죄요 유전무죄'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가. 앞으로 홍걸이의 추이를 지켜보면 독자들은 필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감이 잡힐 것이다. 같은 핏줄인 중국교포인 조선족에게도 너무 심하게 대하고 있지 않는가. 그들도 일제의 핍박을 피해 만주로 가서 독립운동을 한 후손들이다. 그들을 더도말고 덜도말고 인간답게만 대해주자.
인종차별 문제는 하루아침에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평등으로의 인식이 바뀌고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나 사회전체가 평등을 실천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소수민족에 대한 인종차별을 없애고 그것을 실천함으로서 인종 평등의 다민족 다문화간의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추구하려고 할 때 영국이나 한국은 인종적으로 평등한 사회가 될 것이다.
글을 마치면서 간략한 소감을 전하고자 한다. 한국의 국제부 기자들은 외신을 인터넷으로 받아서 적당히 번역해 국제기사를 쓰는 관행에서 벗어나 그 나라의 정치제도를 한 번 공부해보기를 기성언론의 기자들에게 제안해본다. 항상 느끼지만 영국(혹은 나른나라)의 정치제도나 정부의 내각을 어느 정도 알고 기사를 번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참고로 영국이나 미국은 Secretary가 Minister보다 한단계 위이다. 예를 들어 국방장관은 Defence Secretary, 외무장관은 영국은 Foreign Secretary 미국은 Secretary of State, 내무장관은 Home Office Secretary이다. 장관을 지칭하는 Secretary는 '각료의 비서'를 의미하는 것에서 그 명칭이 유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세 신문에는 '흑인유권자운동(OBV)'으로 약어만 적었는데 OBV가 무엇을 말하는지 적당히 알아 맞히는데 도사가 된 독자도 무슨 약어인지 궁금해 할 것이다. 약어를 쓰지말고 단체의 전체 명칭을 쓰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외국이름을 쓸 때는 한글과 동시에 영문도 괄호안에 쓰는 습관도 가져주기를 바란다. 영문이름을 알기 위해 외국 사이트로 가서 헤매는 번거러움을 피하기 위해 독자를 위한 서비스도 염두에 두자. 적어도 글쓰는 것을 전업하는 기자들은 프로다운 철저함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인터넷 시대에 전문기자들이 설 자리가 없게 되는 때가 오게된다.
솔직히 말해서 전문 기자들 보다 더 기사를 잘쓰는 아마추어 인터넷 논객이나 사이버 기자들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국제부 기자들이여 분발하자. 아마추어 보다는 그래도 프로가 조금이라도 나아야 되지 않을까. 술 덜 마시고 공부하는 데에 시간을 투자하자. 살아남기 위해서도...
인터넷신문 대자보 논설위원 배정원 [wales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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