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노동자 상당수 투표 불가능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사회당 등 진보진영 ― “공민권 박탈” 대책 촉구
중소업체·교대근무자 정상출근 강요로 투표참여 불가능 … 근로기준법 위반
6월 13일 지방선거가 있는 날 중소업체, 일용직 노동자 등 상당수의 노동자들이 투표를 하고 싶어도 투표할 시간 자체를 보장받지 못해 투표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 실질적인 ‘공민권 박탈’이라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상당수 중소업체 노동자들은 투표를 하고 싶어도 사용주들이 투표시간을 할애해주지 않고 정상출근을 강요해 사실상 투표를 할 수 없으며, 새벽부터 작업을 시작하는 일용노동자의 경우 투표에 참여하려면 하루 일당을 포기해야 할 뿐 아니라 다음 날부터 일자리를 잃을 걱정에 투표참여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2002년 4월 현재 일용 노동자 수가 2백 4십 6만 3천여 명이며 이 가운데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건설 일용노동자가 2백만에 이르는 현실, 일반 사업장이라 해도 노동조합조차 없는 곳은 평일과 같이 정상 출근, 정상 퇴근을 하는 곳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가 엄청난 수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근로기준법 ‘공민권 행사 보장’ 조항 사실상 무력화 위기
근로기준법 등 관련법에는 노동자들이 공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관련 규정이 보장돼 있다. 근로기준법 제9조(공민권 행사의 보장)에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선거권 기타 공민권의 행사 또는 공익 직무를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간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6조(선거권행사의 보장)에는 ‘① 국가는 선거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② 공무원 학생 또는 다른 사람에게 고용된 자가 선거인명부를 열람하거나 투표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간은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휴무 또는 휴업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지난 5월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노동부에 공문을 보내 노동자들이 관련법에 따라 정상적인 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노동부, 민주노총의 대책요구에 무응답·무대책
민주노총은 선관위가 지방선거의 낮은 투표율의 원인은 오직 유권자의 참여의식 부족에서만 찾을 뿐, 투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중소업체·교대근무·비정규직 일용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무대책으로 나오고 있다고 비판하고 공민권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사업주들의 실태를 파악해 시정하지 않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관계당국에 고발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부 또한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일부 사업주들의 투표방해 행위에 대해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앙선관위, “직접 방문해 투표참여 보장 요구” 할 것
민주노총의 요구에 대해 지난 6월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문을 통해 “일용직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 건설현장, 백화점, 대형할인매장 등에 대해 선관위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 투표참여 보장을 요구하는 등 투표참여가 가능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중앙선관위의 이러한 조치들에 대해 일단 환영을 표하면서도 “선관위 직원들의 방문 등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노동부 등 관련부처에서 근로기준법 제9조와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6조를 위반하고 노동자들의 투표 참여를 사실상 박탈하는 사용주들의 부당노동행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정부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하며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사용주들의 투표참여 방해 행위를 방지할 제도장치 마련 등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유급공휴일’ 지정 특별법 제정 청원키로
정부가 지방선거일인 6월 13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지만 그 근거가 되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사기업에는 잘 적용되지 않아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와 백화점·대형할인매장 등 연중무휴 업종, 노조가 없는 중소영세업체 노동자들은 사용주가 정상출근을 요구해 사실상 투표에 참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지방선거일을 임시공휴일이 아니라 ‘유급 공휴일’ 로 지정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국회에 입법청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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