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투쟁 평가와 과제
현대자동차에서 비정규직 투쟁 활성화를 위하여
울산노동자신문은 지난 5월 23일 현대자동차 배내골 동지회 사무실에서 전국불안정노동철폐(준), 울산지역 비정규직 노동자 모임, 신자유주의 분쇄 울산지역 공동투쟁실천연대 공동주최, 민주노총 울산본부 미조직 특위 후원으로 열린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투쟁 평가와 과제 토론회]에 발표된 글과 자유토론의 내용을 요약해 세 차례로 나누어 지면에 옮겨 싣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철폐와 정규직화 투쟁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울산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현대자동차에서 비정규직 투쟁 활성화를 위하여
1. 2002년 현대자동차에서 비정규직 투쟁이 활성화될 수 있는 조건
(1) 비정규직의 급증에 따른 여러 가지 현실적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2000년 완전고용합의서 체결로 하청투입이 제도화된 이후 하청비율의 급증, 노동조합의 현장통제력 잠식, 노동강도 강화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2) 신규인원 충원에 대한 직영노동자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생산량은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지만, 인원충원은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그런데도 최근 사측은 UPH를 더욱 올리려 하면서 직영노동자들의 신규인원 충원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에 따라 2002년 임금협상 기타요구안으로 ‘신규인원 채용’건이 확정되기도 하였다.
(3) 비정규직 활동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여러 가지 형태로 비정규직 활동 주체들이 현장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모색하고 있는 한편, 현장조직에서도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활동을 벌여나가고 있다.
2. 어떠한 내용을 중심으로 투쟁을 벌일 것인가?
(1) 신규인원 충원투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이 전면화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신규인원 충원에 대한 요구가 대중적 요구로 되어 있는 상황에서 신규인원 충원투쟁은 현대자동차 사측의 구조조정 흐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중요한 투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투쟁이 자칫 정규직들만의 투쟁으로 한정되거나 비정규직을 또 다른 차원에서 관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과 결합되어 나아가야 한다.
(2) 완전고용합의서 무력화 투쟁이 결합되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해관계의 대립을 낳는 제도적 틀에 대한 공격이 필요하다. 그 1차적 공격목표가 완전고용합의서인 것은 분명하다.
(3) 비정규직 투쟁에 대해 현장의 쟁점을 만들어내고, 조직화 주체를 만들어낸다.
하청노동자들의 객관적 현실조건에 근거한 요구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이미 나타난 비정규직 현안투쟁에 대한 쟁점화를 결합한다.
이런 현장 쟁점화의 과정이 단순히 문제를 던져놓기만 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러한 투쟁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투쟁을 벌일 주체를 세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3. 투쟁의 방식은 어떠해야 하는가?
(1) 조직내부의 관심도를 높이고 조직의 주요 사업으로 만들어간다.
선전과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대중적 사업들을 공공연히 벌여나가기 위한 모색을 실질화하고 있다.
(2) 제조직 및 여러 단위와의 공동사업을 만들어간다.
공동사업에서는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입장차이들이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높은 수준의 공동투쟁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러므로 공동사업은 현장내 비정규직 문제를 쟁점화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공동사업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최소 수준이나마 공동의 행보를 만들어가는 것은 현장 쟁점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공동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3)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활동을 강화한다.
민투위의 사업은 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면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한 특화된 사업들이 동시에 배치되고 있다.
비정규직 사업팀 명함, 비정규직을 직접적 대상으로 한 유인물, 대의원 등을 통한 현장 상담 등 다양한 현장활동들이 진행되고 있거나 준비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을 바탕으로 정규직 주체들을 발굴하고, 그에 대한 지원계획들을 잡아나가야 한다.
,b>■ 질의응답 및 자유토론
□ 현대자동차의 2000년 완전고용합의서에서 하청 비율을 16.9%로 제한한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인가?
합의 당시 명확히 하지 않았다. 전체 조합원 대비인지, 1차 하청까지인지 2·3차 하청까지인지. 어쨌든 회사는 현재 비율이 16.8%라 주장하고 있다.
완전고용합의 당시 하청 비율이 16.9%였고 더 이상 늘리지 말라는 의미였다. 기준이 애매하며 지금은 훨씬 상회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 현대자동차에서 공공연한 투쟁을 벌일 시기가 온 것이라고 판단하는가? 그렇다면 가능한가?
공공연한 활동이 있어야만 대중의 요구로 만들어갈 수 있다.
현실은 아주 절박하지만 준비 정도는 열악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지금 같은 임투 기간은 좋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전면화 되지 않아 안타깝다.
□ 필요인원에 대해 하청노동자를 정규직화하면서 충원한다 하더라도 그 하청노동자가 있던 자리는 다시 하청노동자로 메워진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16.9%든 10%든 이것이 제도화되어 있으면 자꾸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만약 완전고용합의서가 지켜지고 있더라도 경기 불황이 오면 하청노동자부터 잘라내라고 주장해야하는 상황에 마주치게 된다.
따라서 완전고용합의서는 철저히 무력화시켜야 한다.
현실적 역량을 감안해야 한다는 핑계로 돌아가려 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할 때 노조와 현장의 동력이 부족하면 불가피하게 다시 입사원서를 내는 방식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고 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 정규직화 규모까지 사측에 제시하고 관철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역량에 따라 방식이 다양화될 수는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전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요인원에 하청을 투입하지 않는다’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것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로 연결시켜 고민을 확대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늘어난 하청인원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에서 핵심은 하청노동자 전체를 정규직화 하는 것이다. 이렇게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투쟁해야 한다.
□ 현중 하청모임의 발제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목적의식적인 활동가가 아닌 하청노동자 자체에서 활동가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현중 사내하청 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목적의식적인 활동가 한 두 명의 해고로 하청 운동 전체가 흔들거렸던 한계를 극복해갈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
물론 그간의 비정규직 운동 사례를 살펴보면 한 명의 활동가라도 남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그 한 명이 하청노동자의 투쟁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수공업적인 방식을 넘어서는 대중적이고 규모 있는 조직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 시기와 계기들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신호제지의 사례를 보면 노조가 직접 간담회를 계획하고 하청노동자들을 보낼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하청과 직영간의 접촉의 계기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나갔다. 한 사람씩의 조직이 아니라 대규모적이고 대중적인 조직방식을 추구한 것이다.
□ 현대자동차에서 정규직 활동가들은 ‘완전고용합의 당시 나는 무엇을 했는가’, ‘하청노동자들의 비율이 16.9%를 넘어서고 있을 때 나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철저한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
정규직의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서 대해서 조합원들이 꺼리게 된다. 노조가 정규직에 대한 고용보장을 책임지겠다고 자신 있게 나선다면 조합원들도 정규직화 투쟁의 의의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 하청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등으로 투쟁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직영노동자들이 이를 가로막는다. 즉 ‘하청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대우받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자본가들이 만들어 놓은 의식이다.
따라서 직영과 하청이 공감대를 이룰 쟁점을 찾아내는 게 급선무다.
또한 정규직 활동가, 비정규직 활동가라는 구분부터 없어져야 한다. 이러한 분리가 스스로를 자기와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한 이해에만 충실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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