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입노동자들 “나도 노동자요!”

무급 휴일 근무에 하루 15시간 일하고 해고당하는 사장도 있나

전북지역 레미콘 노동자들의 투쟁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입차주는 종속관계에 있는 노동자라며 레미콘 회사에 단체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벌이는가 하면 노동조합 가입 이유로 회사측이 해고하자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완주군 상관에 위치한 전북콘크리트공업(주)(대표이사 최영관)에서는 지난 5월 20일 전국건설운송노조에 가입한 뒤 11명의 지입노동자를 포함한 19명의 노동자들이 지난 11일부터 파업에 돌입해 18일 현재 8일째다.

전국건설운송노조 전북콘크리트공업 분회(분회장 김학윤)은 "사측과 계약관계에 있으며 출퇴근과 업무내용을 회사로부터 지시받고 있고 결근할 경우 이틀간 배차를 하지 않는 등 직영노동자와 지입노동자가 다른 것은 없다"며 특수한 형태로 고용된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파업확산 우려, 지입노동자 노동자성 부정
전주건설노동조합 전상현 사무국장에 따르면 "최영관 대표이사는 '회사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번에 우리가 노조를 인정하게 되면 지역에서 이번과 같은 파업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지입 노동자를 노동자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영관 대표이사는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 노동조합 탈퇴각서를 요구하며 지입노동자들을 회유하고 협박하기도 했다.

지입 노동자의 노동조건은 직영노동자와 임금체계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
전북콘크리트공업의 지입차주 노동자들의 월급은 기본 임금이 49만원에 하루에 15시간 이상 일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렇게 일한 노동자들은 월 평균 1백여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96년 4월에 10퍼센트의 임금이 오른 것이 지금껏 적용돼고 있다. 또 IMF때 상여금이 기본급 400퍼센트에서 100퍼센트로 깎이면서 나중에 다시 400퍼센트로 회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일해왔고 밤 12시까지 일해도 초과근무수당도 없었다. 또 전북콘크리트공업(주)측은 일방적으로 연봉제를 시행했다.

대체 얼마나 더 일해야 하나
고창에서는 애초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구두로만 계약을 한 상태에서 레미콘 지입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을 하자 1년전 입사 날짜 기준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1주일만에 해고했다.

고창 신리의 백마레미콘은 지입차 위주이고 해리의 천마레미콘은 직영차 위주로 법적인 대표이사는 각각 다르지만 실제 사장은 두 회사 대표이사의 아버지인 박흥렬이며 두 회사의 노동자들은 서로 지원을 나가는 등 거의 하나의 회사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직영차량 10대와 지입차량 9대 등 모두 19대를 운영하고 있다.
백마레미콘에서 해고된 노동조합의 양종진 사무국장에 따르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고 해고하고 노조를 와해시키려고 19명의 노동자 중 조합원 6명을 3명씩 나눠 두 사업장에 교차 배치했다"며 회사측의 노조탄압을 규탄했다.

해고하기 1주일전 강제계약체결
양종진 사무국장의 경우 작년 6월에 입사했다. 그러다 지난 5월 1일에 노조를 결성한 뒤 회사가 1달 가량이 지나자 갑자기 2001년 6월 입사한 날짜로 1년짜리 근로계약서를 쓰자고 해 계약서에 서명을 했는데 그로부터 1주일 뒤인 지난 8일에 해고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레미콘 노동자들도 전북콘크리트공업 노동자들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에는 백마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밤 11시 반까지 일하다 천마레미콘으로 지원을 나갔다 다시 새벽 1시가 다 되어 백마레미콘에서 퇴근하던 길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불량정비로 인한 사고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생 분회장은 "차량의 정비를 담당하는 정비과장은 차량이 10년 이상 돼 노후돼 사이드 브레이크가 닳았다고 말했더니 각목을 대서 사용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입노동자와 직영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노동3권의 보장, 부당노동행위 금지 등 근로기준법 적용, 4대 보험의 적용 등이다.

전국건설운송노조의 장문기 위원장도 완주군과 고창 현장에서 함께 집회를 열고 "1년전 경기도에서 지입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자성을 주장하다가 회사측이 용역깡패를 들여와 도끼와 흉기를 사용해 노동자들의 노동3권 등 인권을 유린했다"며 "절대 중단할 수 없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전북콘크리트공업과 백마·천마레미콘 노동자들은 지입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한 공동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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