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삼우화학 노조, 전면파업 한 달째 ― “누가 이기나 해보자”

사측, 최소한의 생계비 요구에 묵묵부답 ― 노조, “파업 장기화 각오, 벌써 했다”


공장 내 집회를 갖고 있는 삼우화학 노조 조합원들. 발언하는 사람이 박해광 위원장.

삼우화학 노조(위원장 박해광)가 지난 5월 20일부터 한 달 가까이 전면파업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의 고압적 태도로 인해 교섭조차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측은 지난 3월 8일부터 시작된 노조와의 임금교섭에서 노조의 △기본급 16% 인상 △각종 수당 10만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 요구를 무시하고 기본급 4% 인상만을 고집하다 노조가 4월 25일 조정신청을 내자 최종안이라며 기본급 6% 인상안을 던지고는 그 뒤로는 숫제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행남자기, 한국도자기 등에 석고를 납품하는 삼우화학은 노조의 전면파업에 맞대응해 촉탁직·외국인 노동자·사무직 직원 등 1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필사적으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공장가동률은 50% 선에서 약간 모자라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무노조 상태에서 수십 년간 심각한 저임금에 시달리던 삼우화학 노동자들은 지난해 4월 노조를 설립한 후 첫 임단투에서 7월 25일부터 8월 2일까지 9일간의 전면파업 투쟁을 벌인 끝에 △기본급 20% 인상(102,000원~134,000원) △IMF 당시 일방적으로 삭감되었던 자녀학자금 부활(중·고등학생 1인 전액, 대학생 1인 등록금 30% 지원) △제수당(근속수당과 공통으로 지급되는 제수당 및 기타수당)의 통상급화 △파업관련 민·형사상 소송과 징계 등의 불이익 금지 △노조 유일교섭단체 인정 △타결일시금 25만원 △노조발전기금 1백만원 등 대부분의 핵심요구안을 관철시켜 사실상 승리로 마무리한 바 있다.

근속 20년에 기본급 68만원

하지만 20%라는 임금인상률에도 불구하고 워낙 저임금이었던 탓에 노동자들의 생활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현재 신입 사원의 기본급이 61만원, 10년 근속 사원의 기본급이 64만원, 20년 근속 사원의 기본급이 68만원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하루 2시간씩의 잔업을 하고 여타 수당과 상여금을 더해봐야 매달 평균 받는 임금은 1백만원을 갓 넘기는 수준이다.
자신의 근속년수가 25년이라고 밝힌 한 늙은 조합원은 “너무나도 얇은 월급봉투 때문에 아내와 자식들의 얼굴보기가 부끄러워 월급날은 집에 들어가기조차 싫을 정도”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길 때까지 끈질기게 싸운다”

전면파업을 전개 중인 삼우화학 노조 조합원들은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8시 30분까지 공장으로 출근해 오후 4~5시까지 파업 프로그램을 갖고 하루 일정을 마감하며 밤에도 공장 입구에 설치한 천막농성장과 노조사무실을 매일 3명씩 돌아가며 지키고 있다.
지난주부터는 공장가동에 항의하는 집회를 매일 공장 앞에서 열고 있다.
울산지역 연대투쟁에도 열심이다.
5월말과 6월초에는 파업에 돌입한 민주택시, 울산병원 노동자들과 각 사업장을 순회하며 울산지역 연대집회를 갖기도 했으며, 효성노조 총회사수를 위한 지역집중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노조는 파업 돌입 당시 두 달간의 재고물량이 쌓여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최소한 한 달 동안은 사측의 태도가 누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파업 장기화에 단단히 대비하고 있다.
삼우화학 노조 박해광 위원장은 “울산지역 파업사업장들이 속속 타결에 이름에 따라 고립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조금씩만 짬을 내어 지지방문을 와 준다면 조합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울산노동자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화섬연맹 울산본부는 조만간 매주 1회의 삼우화학 노조 파업 지원을 위한 울산지역 연대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당한 저임금에 맞선 삼우화학 노동자들의 투쟁은 단순히 한 사업장의 임금인상 투쟁이라 치부되어선 안된다.
대공장 노동자와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를 각기 다른 임금과 노동조건으로 차별 대우하며 노동자의 단결을 가로막는 자본의 음모를 적극적으로 폭로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현실화해 나가는 투쟁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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