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과 가압류를 동원한 발전노조 탄압이 말썽이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사용자들이 많이 써먹는 추세다.
현재의 법률규정이나 판례로는 불법파업 혐의를 벗기가 매우 어렵다. 정상적인 파업권 행사마저 대부분 불법이 되는 경우가 많다.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해 일단 불법파업이 되면 '업무방해'에 따른 형사처벌, 가압류와 손해배상청구, 해고 등이 뒤따른다. 파업권을 보장하는 노동법 개정이나 판례변경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가압류나 손해배상청구를 악용하는 방식의 탄압은 지속될 것이다. 지금으로선 타결할 때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면책합의를 관철하는 수밖에 없다. 면책합의가 있더라도 형사책임은 친고죄가 아닌 탓에 정상참작사유가 되는 데 그치지만 민사책임문제는 법적으로 완전히 종결된다. 사용자가 이미 가압류나 손배청구를 했다면 모두 취소 또는 각하될 뿐 아니라 그 뒤에도 손배청구를 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징계면책조항을 확보하는 경우 징계책임을 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압류는 대체로 조합비나 노조간부의 임금·재산, 신원보증인의 재산에 행하며, 조합원에까지 적용하는 건 드물다. 따라서 그 피해를 줄이자면 먼저 신원보증인제도를 없애고, 신원보증보험으로 전환하도록 단체협약을 손질해야 한다. 또한 파업에 앞서 이런 문제가 생기면 전조합원이 함께 연대책임을 질 것을 문서로 결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압류나 손배청구가 '파업 후유증'이 아니라 노조탄압임을 명확히 깨닫고, 조합원 모두가 함께 대응해야 이후 교섭으로라도 문제를 풀 수 있다.
간부들에게 손배소송이 제기되면 서면결의한 전조합원이 소송에 참가하도록 한다.(소송고지) 시간을 끄는 효과도 있지만 모두의 문제로 인식해 대응하게 되므로 사용자가 탄압에 악용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재판이 열리면 모두가 법원에 출석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파업으로 이어진다. 물론 이런 상황까지 간 노조는 아직 없었다. 대부분 교섭으로 문제를 풀거나, 사용자가 가압류만 해놓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요컨대 탄압수법으로 보고 대응해야지 사용자의 단순한 법적 조치는 아니라는 점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한국에 오면 원시적인 것부터 세련된 것까지 각종 노동탄압 수법을 배울 수 있다. 가톨릭계 병원은 '죄를 지으면 죄값을 받아야 한다'는 새로운 성경구절을 들이대며 노조를 압박한다. 그야말로 세계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경쟁력 있는 상품이 아닐 수 없다.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규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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