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여학생, 미군 전차에 깔려 숨져

좁은 도로서 무리한 운행 때문 ― 미군 “학생 부주의 탓”


지난 6월 13일 오전 10시 45분경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에서 조양중학교 2학년인 신효순·심미선 두 여학생이 주한미군 2시단 44공병대 부교 운반용 궤도차량(운전자 워커 마크 병장)에 치여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사고 원인은 폭이 6.6m에 불과한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너비를 합하면 도로 폭을 훨씬 넘는 궤도 차량과 장갑차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지나다 궤도 차량 운전자가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갑자기 도로 갓길로 방향을 틀면서 마침 갓길을 지나던 두 여학생들을 치어 숨지게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한 미8군 사령관 다니엘 자니니 중장은 사고 당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드린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사고조사 과정에서 주한미군은 책임회피는 물론 오히려 사고원인을 숨진 여중생들의 부주의로 몰아가고 있어 유가족들과 진상규명에 나선 관련 단체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주한미군은 14일 오후 3시에 한미 공동 현장조사를 약속했다가 이를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무산시켜, 오후 5시 유가족과 한국군의 단독조사와 오후 8시 30분 미군측의 현장 브리핑으로 대체됐다.

미군측은 현장 브리핑에서 △당시 도로는 미군 훈련 차량이 충분히 교차 진행할 수 있는 도로다 △사고차량이 맞은편에서 오던 장갑차를 피하기 위해 갑자기 갓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을 사실과 다르며 규정에 따라 통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앞서 가던 학생들을 보지 못했다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변하기에 바빴다.

유가족들은 미군측의 브리핑에 대해 △궤도차량이 도로 폭보다 넓다 △도로가 약간 경사진 오르막길인데 운전사가 앞에 가던 학생들을 못보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사고차량이 갓길을 넘어선 흔적이 역력한데 갓길로 틀지 않았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는 등의 근거를 들며 미군측의 주장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번 사고는 공무 중에 일어나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의거 미군측에 재판권이 있으므로 진상규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 여학생의 장례는 15일 오전 8시 모교 운동장에서 가족과 친구들의 오열 속에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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