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시빌리아에서는 22일 금요일 유럽연합 정상회담이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손님맞이로 바빠야 할 21일 목요일 철도와 버스, 비행기 등 대중교통과 학교와 주요 산업을 멈추게 한 총파업이 일어났다. 파업으로 인해 정상회담장으로 연결되는 철도와 비행기 운행이 전면 중단되었고, 정상들과 수행대표단이 묵을 호텔은 노조의 파업으로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갔다. 이번 총파업은 목요일 하루 총파업으로 한정 되었다. 만약 하루가 아니라면 정상회담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들은 회담 하루 전 느긋히 저녁만찬을 즐기지도 못하고 회담 당일 아침 일찍 시빌리아로 출발할 수 밖에 없게 되었으며 회담 시간도 연기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스페인을 8년만에 정지상태로 만든 이번 파업은 사회주의 계열의 'UGT'와 공산주의 계열의 'CCOO' 두 연맹이 조직해서 이뤄졌다. 노동자들은 보수 우파 아즈나르 총리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해고와 계절적 실업자, 일용노동자에 대한 실직수당제도 개악에 반대"해서 파업에 나섰다. 스페인 정부도 이탈리아 베를로스코니 정부가 지난 4월 했던 것처럼 사용자가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제로를 바꾸려고 나섰고, 스페인 노동자들은 이탈리아 노동자들이 했던 것처럼 총파업과 수십만의 거리 시위로 맞선 것이다.
또한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호텔, 여행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던 비수기 때의 실업수당을 폐지하고, 일용직 노동자이 일을 못구할 때 주던 실업수당도 사실상 폐지하려고 하는 스페인 정부의 계획은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게 되었다.
노동자들의 저항에는 아즈나르 정부의 권위주의적인 통치방식도 한 몫했다. 해고와 사회보장제도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고,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에 대해서는 고삐를 늦추지 않고 새 법을 즉각 시행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파업에 대비해 법원은 주요 사업장에 최소근무인력을 배치하라는 판결을 내려 유럽연합 정상회담을 차질 없이 치루려고 했으나, 노동자들의 완강한 저항으로 주요 교통수단은 완전히 멈추었다. 파업으로 시빌리아로 들어가는 모든 철도와 비행기편이 취소되었다.
유로 통화와 단일 경제정책을 시행하며, 통합 유럽을 꿈꿔온 정치엘리트들은 국가재정을 튼튼히 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이 이뤄놓은 안정된 일자리와 실직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 노동자들도 저항의 깃발을 들었다. 그렇게는 못 산다. 노동자들은 싸울수록 많이 얻는다.
장광렬씨는 네덜란드에서 한민족 유럽연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Barcelona, 20/06/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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