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복(노동자의 힘 노동위원장)
오늘날 노동교육운동 쪽은 이상 없는가
이제 노동교육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점검해 봐야 한다. 노동조합에서의 교육활동은 어느 정도 노동조합운동 발전에 기여하는가. 교육시간에 할애된 활동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시각을 확대하여 노동조합 관련 모든 활동이 '개인의 삶의 태도와 생활방식'을 얼마나 변화시키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노동조합운동이 학교를 마치고 사회로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와 생존권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기본적 출발점이자 투쟁의 도구이며 대중운동의 입구로서 자기자리를 갖고 있다면 '노동조합 대중운동'을 통해서 노동자 스스로가 어떠한 대응력을 갖추어나가고 있는지 살펴 보아야한다.
오늘날 노동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노동조합 운동의 또 다른 조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노동조합 신입 간부들을 만나보면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전후하여 노동조합에 입문하여 활동하기 시작한 당시의 신입간부들하고는 분위기나 기본조건이 매우 다르다. 과거 87년 세대들은 학습을 통해 운동을 출발했고 자기가 왜 운동을 해야 하는가하는 과정에서 자기 정리를 했다고 본다. 당시 학습은 매우 중요했다."
"지금의 활동가를 보면 운동의 이념과 노선을 떠나 기본적인 자세와 원칙이 있는데 이에서 빗겨간 모습이 운동과정에서 드러나고…이것이 꼭 학습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학습 과정을 통해 자기 정화과정을 거치고 중심을 세워내는 과정을 거쳤다면, 운동을 하는지 한 자리 하려고 하는 것인지 뭔지 모르겠다는 평가는 안 받을 것이다, 저 사람이 운동하는 사람이냐, 권력 투쟁하는 사람이지… 모든 현안에 합리적이란 이름으로 실용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은 자기 정제 과정이 없으니까, … 지위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튼튼한 토대를 거쳤다면 정치권 같은 이합집산 모습을 보이진 않지 않겠느냐"
"그 동안 소그룹 학습과정이 없어지고 이에 대응한 기본적 의식화 과정이 생략된 노동운동의 출발에 대한 반성이 노동자대학이나 사이버 대학 등의 활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노동자의 소양, 기초 학습과정은 꼭 필요하다. 자본주의 사회 가치의식에 철저히 물든 사람들이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많은 사람들이 노동조합 간부로 많이
올라오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가 왜 나쁜 겁니까? 난 좋은 것으로 알았는데…, 우리 나라 역사, 난 이런 이야기 처음 들어요."
"강의가 끝나도 토론이 안 된다. 왜냐 '토론의 힘과 능력' 자체가 떨어지고 지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말해본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자기 생각과 다른 조합원들을 만나도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견해의 힘이나 용기'도 부족하게 된다. 95년경부터 새롭게 출발한 학습경험이 없는 간부들은 문제의식도 희박한 편이지만 1년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생각을 정리할 요령이나 토론의 힘이 떨어지고, 몇 페이지 읽고 정리하여 발제 할 수 있는 능력(이러한 훈련도 없었기 때문에), 논의과정을 통해서 조리 있게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강의식 교육은 필요하나 이런 내용을 소화하게 하려면 '소그룹 학습활동'은 꼭 필요하다."(이하 모든 내용 ㅂ교육국장과의 인터뷰)
노동자교육운동의 출발점을 서로서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신입간부들을 통해 드러나는 노동조합운동의 실정은 오늘날 노동조합운동이 처한 내부현실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러한 신입간부들이나 조합원들을 자본의 이데올로기공세나 일상적 지배 재생산에서 어떻게 노동의 이데올로기, '운동적 삶의 일상화'로 끌어낼 수 있겠는가. 신입간부들이 생각하는 주요관심사나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높이, 쓰기 좋은 말로 '의식상태'에 대한 조사보고를 갖고 있는가 의문이다. 또 교육활동과 내용을 '기획'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교육기획의 출발점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실은 스스로 이해된(한)만큼 질문할 수 있으며 의견을 제기할 수 있다. 노동자들이 공장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설명하는 것만큼 노동조합운동에서 제기되는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란 정말 어려운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교육기획의 출발점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이 '알고 있는 현수준'일 것이다.
"원래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은 1년 계획을 만들어 연중계획일정을 한꺼번에 제시하는 것이에요. 1월부터 12월까지, 간부교육, 조합원 교육, 각종 실무교육 등등. 이것이 단사나 조합원에게 가면 이것을 갖고 내가 참석하고 싶은 교육을 중심으로 '자기교육 설계'를 스스로 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문제는 한번 교육으로 끝나거나 몇 가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속적 교육을 통해 사람이 바뀌고 의식이 바뀌고 변화 발전할 수 있는 교육이 제공되어야 하죠. 현장의 여려움을 가지고 와서 제기하고 다시 교육하는…재생산 메커니즘이 형성되어야 교육을 통해 사람이 바뀐다."
"그러나 우리는 나중에 연락해 보면 노동조합 보직이 바뀌었거나 현장으로 내려갔거나, 직장을 그만두었거나 심지어 사업장이 없어져 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조합간부들이 지속적인 교육을 잡기란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간부인식이 변화 된 것도 문제입니다. 교육을 금토일 하려면 휴일이 걸리고, 목금토하면 연 월차를 써야 합니다. 큰 결심을 해야 교육에 참석할 수 있는 실정이지만 현장이 바쁘기도 하고 자기의 일상적인 생활을 포기하면서 교육에 오기란 어려운 일이죠"
노동조합운동이 현재의 수준에서 간부역량들을 그대로 '단순 재생산' 해 내기 위해 교육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단협 수준에서 확보되어 있는 교육시간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현재 노동조합운동의 조직적 수준에서 볼 때 조합원들이 일상생활에서 노출되어있는 조건에 대한 대응은 고사하고, 간부역량의 단순재생산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면 - 전 공장의 장기적 파업투쟁을 경험하고 그 속에서 의식적인 변화 발전하는 기회를 갖지 않는다면 - 노동조합운동이 개량화 되거나 경제주의로 흐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이점은 곧 노동교육운동의 필요성과 과제를 노동조합운동 영역에 일임할 수 없다는 것, 모든 정당, 사회단체가 노동자교육운동에 참여해야 할 가장 현실적 근거이다. 노조 내부에서의 교육과는 달리 노동조합 밖에서, 지역에서, 나아가 특별한 사회운동과제별로 그 주제를 책임 있게 노동운동 내에 전달해 내는 작업창구로 노동자교육이 요구된다.
교육받을 권리, 노동력 질적 수준을 높여낼 수 있는 권리
노동조합운동 내부적으로는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노동자 스스로 준비하고 계획하기 위해서 기본적 권리로 확보해야 할 사안으로 '유급교육휴가권' 쟁취가 요구된다. 물론 교육내용에 대한 결정권은 신청자에 일임되어야 한다. 현재 평생교육보장법과 관련하여 볼 때 이문제의 제기를 위한 사회적 여건은 충분히 조성 가능하다.
허나 이 문제를 조합원 교육 '연간 몇 시간 보장'을 기본으로 하면서 '조합간부'의 '유급교육휴가권'으로 한정해서 요구를 만드는 것은 스스로 권리제한을 하는 것이기에 동의하기 어렵다. 이는 노동자의 기본권리-그 내용과 수준은 운동의 발전과 함께 변화하는 것이다.-를 노동조합 활동(간부)의 권리로 축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노동조합은 물론 사회단체, 지역단체 수준에서도 연간 사업계획 하에 적어도 '연간 교육 일정'을 스스로 구상하고 제시하는 것이 요구된다. 정세적 필요, 해당 조직의 조직활동의 필요에 종속된 단기적이고 짧은 시간 준비하는 '교육사업'은 정말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훌륭한 강사, 좋은 강사는 어떤 것일까
"강의식 교육은 물론 필요하다. 훌륭한 강사란 여러 가지 들 수 있다. 당연히 내용이 좋아야 하고, 전달력이 남달라야 한다. 사람 가슴의 심금을 울리는 강사가 좋다"
"쉽게 이야기한다는 것이란 무엇인가. 조합원의 상황이 변했다. 듣는 사람의 구체적 현실과 상태에 맞추어서 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조합원들이 보기에 강사들, 활동가들은 자신들이나 자신들의 가치관과는 남다른 것이고 남의 나라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 말로 쉽게 말해 '내 논 사람들'이다."
"대학 교수들의 노동자 교육에 대한 강의는 다른 문제가 있다. 교수들의 강의는 일단 자기 나름의 일정한 코드가 있다. 사물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으로…조합원의 코드와 달리, 대중은 여기에 있는데…일정하게 알고 있다는 전제아래, 그러나 조합원들의 코드에 맞춰야 하지 않는가. 현장에서 살고 있는, 일상적 생활인의 정서나 의식상태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중심으로 강의해야 하지 않는가."
발전노동자들의 산개대중 파업이후 일반인들이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인식이 눈에 띄게 변화했다. 공무원 노조에 대한 일반인의 반응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공무원들마져 노동조합 하자하는가. 노동조합 활동을 '자신의 밥그릇 지키기 위한 짓'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가 이제는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초급간부들에게도 미치고 있다. 노동조합운동에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 조합원들의 경제적 이해요 더 나가야 일자리 지키기 정도까지다. 문제는 여기에 머물러 버리는 것에 그 심각성이 있다.
"9.11 테러후 미국사회에서 번졌다고 떠들어대는 미국기와 애국열풍이 이런 것이었구나를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월드컵 응원 열풍과 그 안에서 번지고 있는 '애국 열풍'을 경험해 보니. 현장생활에서 이러한 응원열풍을 즐기고 있는 조합원들을 보며 2.25 국가기간산업 동맹파업과 발전노조의 산개대중파업, 4.2 민주노총 파업철회, 5말 시기집중 임단투 파업, 6.13 선거참여 투쟁(?)등의 체험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K노조 ㅊ교육국장)
노동자교육운동의 전선은 바로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요구를 걸고 책임 있게 대중파업을 전개하고 이를 위한 준비로서의 노동자교육을 하고 이에 출발하여 대중파업을 통한 '세계관의 변화'를 도모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것일 뿐이다. 오히려 노동자교육운동이 짊어져야 할 핵심적 전선(실정)은 바로 위에서 보이는 노동자 대중 '일상의 생활'에서 보여지는 태도나 발상이요, 초급간부가 들고 들어오는 노동조합운동에 대한 태도의 실상, 바로 그것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