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권, 삶의 세세한 풍경으로 피어나는...

지하철 역에서 만난 인권운동가 단 존스 그림 전시회


▲ 노동자여, 단결하면 결코 패하지 않으리! The workers, united, will never be defeated! 1978년 영국 노동당의 노동절 포스터

월드컵이 시작된 후로, 인파가 두려워 찾지 않았던 혜화역. 우연히 대학로에 들렀다가 혜화역 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인권운동가 단 존스의 그림 전시회를 마주치게 됐다. 혜화역 거리 전시관에서는 작지만 볼만한 전시가 종종 진행되기에 약간의 호기심을 가지고 걸으며 훑어본 단 존스의 그림들은 바쁜 걸음을 원망하게 만들었다.

1978년 영국 노동당의 노동절 포스터 '노동자여, 단결하면 결코 패하지 않으리!'라는 작품은 각국의 노동자들이 다양한 언어로 쓰여진 플래카드를 들고 서로 팔짱을 끼고 있다. 단 존스는 이 그림에 대한 설명으로, '칠레의 많은 정치범들에게 연하장으로 보내지기도 했는데 안타깝게도 깃발에 표기된 스페인어 철자가 하나 잘못되어 있어 그들이 속이 상했을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캐이블 스트리트 기념식'은 화가가 살고 있던 케이블 스트리트의 축제를 묘사했다. 1936년 영국 파시스트 우두머리 오스월드 모슬리 경이 유대인 지역을 관통하려는 것을 50만의 민중들이 막은 일명 '케이블 전투'의 50주년 기념축제를 그린 것. 이밖에 '우리는, 우리는, 확실히 자유를 얻을 것이다, '알탑 알리', 그렌펠 학교 사건' 등 포스터, 혹은 벽화로 그려진 그의 그림들에는 여러 직종의 노동조합원, 여러 인종들, 일상의 다양한 순간들이 세세하게 포착되어 있다.

단 존스는 국제 엠네스티 영국 지부의 캠패인 및 교육 담당관으로 일하고 있는 인권운동가이자 화가이다. 그는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책을 쓰고, 이야기의 삽화를 그리는 한편 수많은 팜플렛과 포스터를 제작했다. 그의 작품들 가운데는 영국 최대 노조 본부의 벽화, 노동당의 노동적 포스터를 비롯해 팜플렛 삽화 등이 포함돼 있다. 인권운동을 위해 세계 각국을 방문한 그는 자신이 방문한 나라들의 인권 현장을 스케치해 작품화하기도 했다.

단 존스는 작가의 글을 통해 "서준식, 서승 형제, 김지하, 김대중 등 많은 양심수들을 위해 정부에 탄원서를 쓰며 알게됐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밝히고 있다. 2000년 5월 광중항쟁 20주년 기념식에 초대되어 깊은 감동을 받기도 했다는 그가 광주항쟁을 표현한 작품 역시 이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주최한 이 전시회는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일주아트하우스에서 진행된 후, 혜화역으로 이동해 열리고 있던 것이었다. 아쉽게도 22일(토)이 전시 마지막 날. 마침 월드컴 8강전이 열리는 날이다. 그날 대학로를 찾을 수많은 인파들이 단 존스의 그림들을 통해 진정한 축제를 느낄 수 있으면 좋으련만.


▲ 마르크스 기념 도서관에 걸려있는 맑스 초상화. 프랑스 혁명 지원, 노예제 반대, 노동조합의 권리 등 수많은 집회가 열렸던 클처큰웰 그린의 수세기의 운동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마르크스를 담은 작품.

대학생신문 원주 기자 hoho@e-uni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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