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학과 동아리 '현장' 친구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라면 길게는 2, 3년을 한 작품에 투자한다. 사진에 담아낼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대화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좋은 사진을 남긴다. 아직 아마추어인 학생들에게 다큐멘터리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를 찍겠다고 모인 이들이 있다. '코카인 트루, 코카인 블루'로 유명한 유진 리차드(Eugene Richards)를 존경하는 윤종규 씨.그는 "유진 리차드는 돈과 명예를 거부하고, 사진 활동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했습니다"라고 말한다. 바로 다큐멘터리의 매력이다.
다큐멘터리의 매력은
삼겹살 한 조각 얻어먹으려고 선배에게 말 걸었다가 '현장'에 들어오면 주겠다는 말에 덥석 '그럽죠'라고 했다던 그는 신입생 때부터 다큐멘터리 사진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순수 사진도 좋고, 저널리즘 사진도 좋지만 굳이 다큐멘터리를 사랑하는 이유를 그는 "하나의 작업이 완성되는 쾌감이 좋다"라고 대답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2, 3개월을 준비하고 작업을 하면서 "넓게 보고 빡세게 하자!"라고 다짐한다. 깊이 있는 준비를 통해 사람들의 삶 속에 들어가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이번엔 레미콘 노동자들을 찍으러 갈 겁니다. 불리한 노동조건, 턱없는 임금으로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노동자들에 대한 사진을요. 같이 가시겠어요?" 하루종일 운전석 옆에서 먼지나는 건설현장을 돌고, 땀내나는 운전자들과 같이 쉬면서 그 모습들을 렌즈에 담아내겠다는 그의 동행제의(?)는 부담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레미콘 노동자들의 왜 음주운전 사고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슬레이트 지붕 아래 살 수 밖에 없는 열악한 임금 얘기를 하면서 개인사업자가 아닌 노동자로 인정받길 원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쉼없이 늘어놓았다.
현장에서 '현장'으로 담아낸다
이번 여름방학을 전후로 계획 중인 집단작업은 '월드컵의 이면'. 그럼, 안티 월트컵에 대한 내용이냐는 질문을 하자, 전혀 그런 것은 아니라며 축구관람은 즐기는 편이라고 손을 내저었다. 그러나 "월드컵을 축제로 즐기고 화려하게 느끼기만 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지난 88올림픽은 나름대로 성공적이고 부산한 국가적 행사였는지는 모르지만, 노사분규를 자제시키고, 보신탕 거리를 뒷골목으로 몰아가고, 동계철거를 강행했던 이면을 지적한 것. 종규 씨는 '월드컵의 이면'에 흑백과 컬러의 차이를 두고 철거촌과 노점상인의 이야기를 풀어 보고자 한다. 또한 월드컵 시작 전에 언론에서 시끄러웠던 개고기 이야기도 해볼 참이라면서 기대해도 좋다는 투다.
지난해 '현장'은 '태백의 변화'라는 주제로 탄광촌, 광산노동자, 공단노동자의 모습을 필름에 담았다고 한다. 은근히 자랑삼아 이 작품들이 다큐멘터리 사진 웹진 '이미지 프레스'에서도 전시를 했었다고 귀띔했다. 꼬박 2-3주를 태백과 정선에서 숙박을 하며 얻어낸 작품들이었지만, 재정문제로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전한다. 그는 1주일 동안 아저씨들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함께 했던 시간들이 생생한 듯 잠시 뜸을 들였다.
사진공장을 꿈꾼다
"사진을 찍는 사람을 찍새라고 하죠? 저는 내 스스로 원하는 작업을 하고, 기획을 할 수 있는 작가이고 싶어요."
그는 앞으로 공장(?)을 차리고 싶댄다. 글쎄 무슨 공장이 사진공장인가? 그 내용은 이러했다.
지금 현장이야 학생들만의 사진동아리라는 한계가 있다. 졸업 후에 '사회(Social) 다큐멘터리 사진집단'을 일컬은 사진공장을 만들어서 활동을 하고 싶다는 것.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으며 사진 속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겪는 현실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윤종규 씨는 "자신의 사진 운동이 앞으로도 잔잔히 이어져 나갈 것"이라고 연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윤종규 씨가 탄광촌에서 찍은 사진
대학생신문 김수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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