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세종문화회관 출범 3주년 '무엇을 남겼나?'
신임 경영진에 남겨진 경영혁신 과제 '아직도 첩첩'
지난 1999년 7월 재단법인으로 변신을 꾀했던 세종문화회관이 출범 3주년을 맞는다.
1961년 '서울시민회관'으로 출발한 세종문화회관은 1978년 동양최대의 위용을 자랑하며 지금의 세종로에 자리를 잡고 자타가 공인하는 '공연문화 1번지'로 작지 않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불건전한 재정구조와 조직의 방대함에 따른 폐해를 극복하지 못한 채 IMF 사태를 맞이했고, 다른 문화예술기관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끝은 재단법인화였다. 그러나, 하나의 끝은 또 하나의 시작을 의미했다. 누적된 병폐를 극복해야 할 지난한 과제들이 재단법인 세종문화회관의 새로운 출발과 함께 했던 것이다.
재단법인으로 '절반의 홀로서기'에 나선 세종문화회관에 맨 처음 부여된 과제는 경영성과 개선이었다. 10%를 맴돌던 재정자립도를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했고, 예술활동 수입의 비율도 대폭 높여야 했다. 3년여가 지난 지금 재정자립도는 건전한 수준인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관수입이나 주차료 등 예술활동 외 수입의 비중이 높은 점이 과제로 남아 있다. 예술성·공공성·대중성을 아우르는 기획, 관객지향적 마케팅 등이 필요한 대목이다.
다음 과제는 조직혁신이었다. 예술감독(사장)제가 도입되었고, 180명 규모의 방만한 행정인력규모는 140명 정도의 슬림형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전문 예술경영인이 선임되어야 할 예술감독 자리에 행정관료 출신이 임명되면서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나마 초대 예술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예술단원 평가 및 오디션 방식을 두고 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합리적인 평가시스템 마련보다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독선이 사태를 촉발시켰다는 여론의 따가운 질책이 쏟아졌다. 힘의 논리에 의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합리적인 조직구조를 창출하여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었고, 이는 3주년을 맞는 현재까지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재단법인 세종문화회관에 남겨진 과제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명실상부 천만 서울시민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다. 이와 관련해 세종문화회관 노조는 21일 쟁의투쟁본부 명의의 성명을 내고 '세종문화회관이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보장하는 공연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경영진의 대대적 혁신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현 사장이 '공연예술의 발전보다는 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시설확충에만 힘써오며 결국 … 공공성과 예술성을 향상시키며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충족시키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공공성과 예술성을 추구하는 소양 있는 경영진을 선임해야 한다'며, '(공연예술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와 소양을 갖춘 사람만이 서울시민의 공연예술을 책임지는 세종문화회관 경영진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춘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이런 주장은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사실 지난 3년 동안 문화민주주의가 아sls 상업적 논리에 의해 재정자립도에 매달리고, 문화예술의 특수성을 망각한 관료행정적 타성에 의해 구조조정을 추진해 온 혐의가 세종문화회관에 없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문화회관이 이러한 점들을 제대로 인식하여 공연예술의 새로운 발전과 서울시민의 문화향유권 증대를 위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로 선임될 재단법인 2기 경영진의 면면에 시선이 쏠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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