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기업 노조탄압

국제자유노련 연차보고서

윤재설 dllp21@kdlpnews.org
국제자유노련은 지난 18일 2002년 노동조합 권리침해 연차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2백23명의 노조 활동가들이 살해당하거나 실종됐으며 4천명 이상이 구속 당했고 1만명 이상이 해고를 당했다.

전세계 1백48개국 2백25개 회원조직, 1억5천7백만 노동자들을 대표하고 있는 국제자유노련은 이번 보고서에 지난해 1백32개국에서 정부와 자본에 의해 벌어졌던 노조활동 방해 사례를 담았다.

국내 제조업체의 44%가 이미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전했다는 상공회의소의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번 보고서에는 남미,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악명높은 노조탄압 사례도 눈에 띈다.

◆ 과테말라
최신(Choi & Shin)이라는 이름의 의류회사 경영진은 노조가 설립되자 공장을 폐쇄하고 이전할 것이라며 협박했다. 분할지배 전술을 사용한 이 회사는 비노조원들에게 노조를 없애지 않으면 블랙리스트에 올리겠다고 협박했다. 회사의 사주를 받은 비노조원들은 지난해 7월 노조 간부들에게 린치를 가했다. 며칠째 지속된 린치로 10명의 노조 간부들이 공장을 그만둬야만 했다. 과테말라 정부가 개입해 경영진에 수출면허 정지를 경고하고 노동부의 중재에 따라 사태 수습을 위한 대회가 벌어지는가 싶었지만 회사의 노조탄압은 계속됐다. 노조 간부들에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낡은 기계가 주어졌고 공장폐쇄 협박도 지속됐다.

◆ 멕시코
니트의류 전문업체은 국동(Kuk Dong) 멕시코 공장 노동자들은 주당 50시간 노동에 30달러(약 3만6천원)를 받는다. 회사는 점심시간 동안에도 공장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이 회사 노동자 8백명은 지난해 1월,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 항의하다 부당해고 당한 동료 5명의 복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3일째 공장에 남아있던 노동자 3백명이 주 경찰의 침탈을 받았다. 이틀 후 파업참가자에 대한 보복은 없을 것이라는 사측의 약속을 믿고 파업은 종결됐지만 회사는 노동자 3백여명을 해고시켰다.

◆ 필리핀
노조탄압이 문제가 되는 회사의 다수가 국제적인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회사들이다. 잘 쓰는 수법은 노조인정선거(union certification election)를 봉쇄하는 것.

미국에서와 같이 필리핀에서는 노조를 인정받기 위해 사업장 노동자 전체가 참가하는 노조인정선거를 실시하는데 선거를 치르지 않으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선거가 치러지면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다. 바탄 지역에서 잔스포트(Jansport) 가방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 유성 어드벤쳐(Yusung Adventure)의 공장에서 노동자 두 명이 단지 노조 조직활동가와 얘기를 나눴다는 이유만으로 해고위협을 받았다.

월마트, 케이마트 등에 스웨터를 납품하는 천지 인터내셔널(Chunji International)의 노조 위원장 등은 노조인정선거 통보를 받은 경영진에 의해 해고를 당했다. 회사는 선거 하루 전날 노조 집행부들에게 철야근무를 시켰고 선거일을 회사 공휴일로 선포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회사는 비디오 카메라로 선거과정을 녹화했으며 노조원의 이름을 알려준 노동자에게는 상금을 제공했다.

◆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아르좀에 위치한 한국인 의류공장에서 러시아 근로감독관에 의해 반노조 차별의 증거가 포착돼 물의를 빚었다. 노조 조합원들에게는 임금인상이 거부됐고 중식비 지원도 제외되고 있었다.
[ 93호] 6.24 ~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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