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노조 임금 잠정합의안 부결 ― 25일부터 재협상

사상 최대의 흑자 무색케 한 합의안, 전면파업 직전 돌연 타결로 혼란 등이 원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6월 21일 실시한 2002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는데 실패하여 부결됨에 따라, 6월 24일 중앙쟁대위 회의를 열어 6월 25일부터 재협상을 하기로 하고 행동지침으로 총회 가결시까지 잔업·철야·특근을 거부하기로 했다.
전체 조합원 37,977명 중 36,471명(96.03%)이 참여한 찬반투표에서는 찬성 18,040명(49.46%), 반대 17,883명(49.0%), 무효 548명(1.5%)으로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
노동조합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쟁대위 속보를 통해 “조합원의 질책, 진솔하게 받아안을 것”이라며 “잠정합의 이후 지적된 내용, 교섭회의 통해 보완 후 재협상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승용1공장 사업부의 투표함에서 총 조합원수 보다 투표용지수가 49장 더 많이 나옴으로써 혼란을 야기시켰던 부분에 대해서는 집행부는 총회결과(통과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과 잠정합의 결과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사가 확인된 이상 법적인 문제를 떠나 ‘부결’로 최종입장을 정리하기로 하고, 이후 확대운영위를 통해 유권해석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에 현장 제 조직들 부결투쟁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6월 17일 △임금 95,000원 인상 △성과급 200% △목표달성 격려금 150만원 △97년 미지급 성과급 150% 지급 등에 잠정합의했으나 이번에 부결되었다.

한편 활동가들로 구성된 현장 제조직과 대·소위원회 등 현장조직들은 대부분이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의 기대에 턱없이 모자라는 결과라고 규정하고 부결투쟁을 벌였다.
4공장 대의원회는 “굴욕적인 잠정합의안 결사반대한다!”는 대자보를 통해 “화려한 돈잔치 유혹의 실상은 주·야간 잔업과 철야·특근을 통한 과로사의 위협속에서만이 가능한 것”이라며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당기순이익 30%, 정액 100%의 요구가 후퇴하여 결국 일반조합원보다 관리자들에게 더 많은 성과금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결과를 만들어 분배의 정의실현이 또다시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내골동지회는 〈머리띠를 묶으며〉 대자보를 통해 “노동조합은 지금 잠정합의 내용을 갖고 조합원을 속이고 있다”며 “노조는 마치 97년 미지급 성과금, 통상임금 소급분, 중도정산 소급분 등도 협상의 성과인 것처럼 돈을 엄청나게 부풀려 선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루 10시간 주·야간 맞교대 근무, 돈벌기 위해 기본적으로 하는 특근·철야의 현실을 외면한 채 연봉 수천만 원을 받는 최고급 노동자로 왜곡·매도하는 사측에 대해 ‘압도적 부결’로 응징할 것”을 주장했다.
자주노동자회는 “현장의 분노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불신이다”라는 선전물에서 “현장의 의견을 중하게 여기지 않고 집행부의 판단을 앞세운 것이 불신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민투위는 “2002년 임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정당한 임금인상 요구안 완전쟁취, 순이익 30% 성과금 지급(정액 100%), 신규인원 직영채용 등인데 합의된 내용은 핵심내용을 완전히 비켜갔다”고 주장했다.
민노투는 “진정 조합원을 중심에 둔 잠정합의였는가”라는 선전물을 통해 “중앙 쟁대위 파업지침이 예정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18일 아침까지 마라톤협상을 전개하였으며 서둘러 잠정합의를 했는지 조합원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에게 혼란을 야기 시킨 부분은 백번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1·2·3·4공장 대의원회는 잠정합의안이 나온 날, 사업부별 회의를 열어 잠정합의와는 별도로 임금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주·야간조 모두 잔업거부를 결의했다.

부결의 의미를 바로 알아야

회사는 잠정합의를 한 다음 가정통신문과 회사 선전물을 통해 “2000년 대비 30% 이상 상승되었으며, 1인당 인상액이 1천만원 이상”이라며 충분히 줄만큼 줬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찬반투표를 앞두고 부결 선전물 차단, 찬성 문자메시지, 산재자까지 동원하는 등 어느 때보다도 찬성표를 찍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최소한 55%는 찬성표가 나온다고 장담했다고 한다.
노동조합 역시 쟁대위 속보를 통해 “1인 월평균 인상효과 215,513원”이라며 대단한 성과를 따낸 것처럼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는 부결되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사상최대의 흑자라는 현실에서 작년보다도 못한 잠정합의 내용이 기대에 훨씬 못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전면파업 발표 이후 전격적인 심야협상, 잠정합의 과정에서 드러난 혼란이 노동조합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25일 재협상을 시작하는 노동조합이 명심해야만 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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