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무엇으로 사는가
<서분숙 양정초등학교 지역운영위원>
나는 올해 처음으로 학교 운영위원으로 뽑혔다. 주위에 고만고만한 어린 아이들이 많았던터라 늘 입버릇처럼 이 아이들이 자라서 학교에 들어가면 나는 꼭 그 학교의 운영위원이 되겠노라 했던 말이 마침내 현실로 이루어지고 말았다.
나의 의욕을 어여삐(?) 여기신 학부모 위원들이 나를 지역위원으로 추천하셨고 나는 2:1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양정초등학교의 지역위원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의 변화, 개인의 노력만으로 힘들어
집안 살림살이조차도 젬병인 내가 10억에 가까운 학교의 한해 살림살이 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하나하나 따지는 일은 정말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머리에 쥐가 내린다는 경험을 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더구나 불필요한 예산을 줄여나가고 아이들을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새 예산을 편성하고자 할 때는 학교 측과의 싸움도 피해갈 수 없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나는 학교가 바로서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 대안학교나 홈 스쿨처럼 새로운 교육내용을 담은 새 그릇이 아니라 기존의 제도교육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자면 무엇보다 제도와 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또한 다른 행정과 마찬가지로 상부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7월 11일은 교육위원 선거
다가오는 7월 11일은 교육위원을 뽑는 날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처럼 이번 선거는 비록 간접 선거이긴 하지만 6·13 지방 선거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4기 교육위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특히 2000년 지방자치교육법 개정에 의해 학교운영위원 전원이 교육위원 선출을 위한 투표권을 가지게 된 이후 처음 실시되는 선거인만큼, 예전에 비해 한층 치열한 양상을 띠게 될 것이 확실하다. 공교육 정상화, 교육환경 개선, 학교운영위원회 활성화 등 교육전반의 민주적인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위원을 뽑느냐가 관건이라 할 만큼 교육위원 선출은 중요한 일이다.
나는 학교운영위원의 의지와 노력이 학교의 전반적인 운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수 있는지를 경험으로 깨달았다.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학교의 예산 전반을 심의할 권한이 있고,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급식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심의하며, 아이들의 폭넓은 세상 경험을 위해 모든 현장학습과 특기적성교육을 심의한다. 뿐만 아니라 학칙개정과 상벌에 이르는 학교의 모든 규정을 심의 할 수 있을 만큼 학교운영위원의 역할은 학교의 운영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기존의 교육 관행에 부딪혀서 당연히 주어진 운영위원으로서 나의 권리조차 학교를 못 믿고 스승을 공경치 못하는 불온한 자세로 취급될 때는 운영위원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기도 했다.
더구나 많은 일을 추진해야 될 시기에 학교 측과의 싸움으로 시간을 소모하고 있을 때면 답답한 마음에 가슴이 타들어가는 듯 했다.
교육위원 선거는 이렇게 개개인이, 혹은 한 학교가 개별적으로 갖고 있는 한계와 벽을 무너뜨리고 보다 열린 학교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울산교육 바꿔나갈 민주적 교육위원 선출해야
울산교육행정의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질 교육위원을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울산교육의 미래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드시 민주적인 교육위원을 뽑아서 울산의 교육을 위로부터도 민주적으로 바꿔가야 한다. 그럴 때 개별 학교에서 학교를 변화사키고자 애쓰고 있는 운영위원들의 노력과 함께 울산 교육의 희망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에스키모인들이 썰매를 탈 때는 가장 약하고 힘없는 동물을 썰매의 맨 앞에 짧은 끈으로 바짝 매달아 채찍으로 세게 내리친다고 한다. 다른 동물들은 이 약한 동물이 내지르는 소리에 공포에 질려 앞으로 달려 나간다고 하니 어쩌면 우리 교육의 현실과 그리 닮았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의 본성은 인간 사슬을 엮어 물에 빠진 친구를 구해낸 경우처럼 수평심에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함께 살고픈 것은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본성일 것이다. 그 마음을 살찌우고 북돋아주는 것이 학교라는 그릇이 가진 영양가여야 하지 않겠는가.
올해의 교육위원 선출에 그 작지만 큰 기대를 간절히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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