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식칼 등의 흉기로 무장한 용역경비를 동원, 노조파괴를 꾀해 분노를 샀던 울산 (주)효성이 이번에는 성폭력을 저질러 말썽이 일고 있다.
(주)효성의 용역경비 변 아무개 씨가 지난 6월8일 이 회사 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 의장이자 민주노총 울산본부 여성위원장인 박 아무개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것. 박 의장은 이날 오후 2시39분께 조합원총회 성사를 위해 회사 안으로 들어가려다 이같은 봉변을 당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여성노동자 정 아무개 씨에 따르면 용역경비들이 해고노동자들을 끌어내면서 박 의장의 두 발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해자 변 씨가 박 의장을 몸으로 내리누르면서 하체를 흔들어 성행위를 하는 행동을 취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변 씨는 박 의장에게 "기분이 어때?"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이에 격분한 박 의장이 강력히 항의하자 경비들이 몰려와 변 씨를 데리고 들어갔다는 것.
이에 따라 울산지역 여성단체와 민주노총 등은 6월21일 '용역경비에 의한 효성 여성노동자 성폭행 대책위'를 구성하고 24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효성정문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구속수사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책위는 또 지난해 겨울 태광에서 벌어진 용역경비 성추행 사건이 가해자의 사과가 있었음에도 무혐의로 처리된 것을 확인하고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주)효성은 지난해 5월에도 전국에서 불러모은 용역경비들이 식칼과 쇠몽둥이, 가스총을 들고 여자기숙사에 침입하려다 들통나 사회문제로 떠오른 바 있으며, 올해 4월19일과 5월1일에는 해고자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벌이던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주)효성은 지금 민주노조를 깨고 현장을 장악하기 위해 극심한 탄압을 퍼붓고 있다. 2001년 파업이 끝나자마자 파업대오 3백80여명을 징계하고 그중 41명을 해고했다. 또한 가압류 해제 합의를 지키지 않고 이를 무기로 현장탄압을 강화했다. 집행부가 모두 해고·구속되는 바람에 현장은 이미 무력화된 상태다. 회사는 게다가 치밀한 준 끝에 올해 노조 대의원선거에서 2/3 이상을 장악한 뒤 지난 2월9일 한 호텔에서 기습적으로 대의원대회를 열어 민주노총 탈퇴, 위원장 간선제 등으로 규약을 바꾸고, 현 집행부를 불신임했다. 3월6일에는 성병일 씨를 위원장으로 뽑아 노조를 실질적으로 무력화시켜 버렸다.
민주노조진영은 이에 맞서 3월8일 출소한 박현정 위원장을 중심으로 민주노조 사수투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현장조합원들을 만나기가 힘든 상황이었고, 이런 와중에 이번 성폭력 사태가 불거져나온 것. 대책위는 이번 사건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게 아니라 주요간부인 박 의장의 수치심을 자극해 민주노조 사수투쟁을 일거에 무너뜨리려는 의도된 폭력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성폭력에 대한 대응과 함께 민주노조 사수투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조이영자 / 울산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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