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불온통신' 위헌결정을 환영하며

헌법재판소가 '불온통신' 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불온통신' 조항은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는 대표적 악법 조항이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너무 당연한 결과다.

시민사회 단체가 '불온통신' 조항의 위헌성에 대해 그 동안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고, 위헌소송이 제기된 지도 2년 이상 되었음에 비춰볼 때 헌재의 이번 결정은 사실 매우 늦은 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의 이번 결정은 매우 큰 의미가 있으며, 환영받아 마땅한 결정이다.

우선, 늦게나마 자유로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적인 조처가 취해졌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그 어떤 매체보다도 자유롭고 참여적인 성격을 갖는 '인터넷' 상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확대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번 결정은 또, 그 동안 '공공질서'나 '미풍양속'을 저해한다는 등의 추상적 이유로 제한돼 왔던 표현의 자유를 명백하고 구체적인 근거에 의해 제한하도록 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는 사회로 발전하는 데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요컨대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고, 자의적 법률에 근거한 국가의 검열이 위헌임을 명백히 했다는 데 이번 결정의 의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위헌 결정이 내려진 이후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등 그 동안 '불온통신' 조항을 근거로 자의적 검열을 수행해온 국가기관들의 태도를 보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정통부와 정통윤은 '불온통신' 개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방향으로만 법률 개정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이는 재판부가 판결문 요지에서 밝힌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국가적 검열기관으로서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업무를 수행해온 자신들의 처지를 고려한 '고육지책'임이 분명하다.

정통부가 밝힌 '불온통신' 조항 구체화의 내용을 보면, 하나 같이 다른 법률에 의해서 규제가 가능한 것들이다. 정통부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이 청소년 유해매체물의 경우에는 '청소년보호법'에서, 불법정보의 경우에는 '일반/특별형법'으로 얼마든지 규제가 가능하다. 그런데도, 위헌결정을 받은 '불온통신' 조항을 구체화하겠다며, 이 법률들을 해당 조항에서 준용하겠다고 한 것은 법률체계가 중복되더라도 자신들의 '밥그릇'을 놓칠 수는 없다는 초법적 발상이다.

정통부는 재판부가 위헌결정을 내린 이유가 '법률조항의 추상성'에 있는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헌재의 이번 결정의 중요성은 '표현의 자유 확대'에 우선순위가 있음이 분명하다. 예컨대 정부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에 대해 벌률적 처벌을 가할 때, 일차적 판단기준은 '그것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가, 아닌가'에 있는 것이지, '적용 법률조항이 추상적인가 아닌가'에 있지는 않은 것이다.
정통부는 객관적인 상황이 이렇다는 점을 자인하고, 인터넷 표현물을 실질적으로 검열해 온 정통윤의 활동을 전면 중단하도록 해야 하며, 정통윤이 민간의 자율적 규제를 관리하는 기구가 되도록 위상을 조정해야 한다. 당연히 문제가 된 '불온통신' 조항은 개정이 아니라, 삭제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헌재의 위헌결정 취지를 제대로 살리는 것은 법률조항의 구체화가 아니라, 문제조항의 삭제를 통한 표현의 자유 보장이다. 이러한 점을 무시하고, '불온통신' 조항을 끝끝내 고집하는 '불온'한 태도를 보인다면, 시민사회의 강력한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는 점을 정통부는 똑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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