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호/동향] 전세계적인 교육시장화 공세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쟁은 학교의 기업화와 시장개방공세를 막기 위한 거대한 분노의 물결이다. 교육운동 주체들은 교육의 공공성을 부정하고, 송두리 째 이윤추구의 장으로 만들려는 시도에 맞서 교육의 공공성을 쟁취하기 위한 싸 움을 시급하게 조직해야 할

전세계적인 교육시장화 공세

강 신 현 (진보교육연구소)

수업료, 교육예산 삭감, 탈규제, 사유화(민영화), 민주주의 실종... 유럽의 모든 나
라에서 교육은 한국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같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러한
변화가 일국에서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데는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혁
만이 아니라 교육을 상품으로 보는 서비스일반협정(GATS)을 위시한 강대국과
기업의 압력 때문이다. 여기서 이런 일이 어떤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
보기로 하자.

학교의 기업화 공세

독일은 무상교육을 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었다. 교육시장화공세가 물결치고 있는
지금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베를린에서 학생들은 매 학기 50마르크의 기부금을
대학에 납부해야 하고, 분데스란더와 같은 주는 13학기 이상 공부한 학생에게 수
업료를 내라고 한다. 일반수업료(general study fees) 도입도 시간만 남은 상태다.
그리고, '자율'이란 미명하에 예산을 보충하기 위해 기업의 자금을 끌어오다 보니
기업의 후원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기업의 목적의 봉사하는 학생을 만들고,
기업의 이해에 따라 학생이 길들여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수업료를 도입했다. 영국의 대학과 기업 경영자들은 정부의
규제없이 수업료를 받는 시장화체계에 대해 공식적으로 떠들고 있다. 스페인 정
부는 대학구조개혁법을 도입했다. 대학을 재구조화하고, 대학 운영진을 압박하여
엄격한 경영논리로 운영하게 만들어, 기업경영자들이 대학운영을 하게 할 뿐 아
니라 대학이 기업의 자금을 얻기 위해 경쟁하라고 부추기는 내용이다. 국민당이
주도하고 있는 이 계획은 가장 보수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원리에 서 있는 우익의
정책을 대변하고 있다. 덴마크는 지난 3년 동안 15%의 교육예산을 삭감했다. 프
랑스는 몇 년 동안 주정부의 재정지원을 줄이고 은밀한 시장화 계획으로 대학을
개혁하려하고 있다. 1998년 아탈리 보고서는 칼리지 수업료를 앵글로색슨 지역
나라에서와 같은 수준으로 하자는 개혁안을 발표했는데, 그렇게 되면 교육의 공
공성은 무너지는 것이다.

투쟁

독일 정부(녹색당과 사민당)는 수업료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었다. 교육을 무상으
로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에서 신자유주의는 상황을 급변하게 만들
고 있다. 5월 16일 독일 노르트하인 베스트팔렌주의 교육부장관은 새로운 학생세
금을 부과하고 학기를 초과해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에 대한 수업료 부과방침을
느르트하인 베스트팔렌 소재 대학총장에게 통보했다. 세금은 50유로로 주예산을
메꾸는데 필요한 것이다. 수업료는 500유로와 650유로가 될 것이라고 한다.
대학총장들도 세금을 대학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것에 분노했는데, 왜냐
하면 세금은 일반주예산 적자를 메꾸는데 들어가는데, 주 예산의 적자는 대기업
의 세금삭감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독일 상무성은 더 강력한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을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교
사성과급, 일반수업료의 도입은 대표적인 것이다. 상무성은 입학허가를 해줄 학
생과 그렇지 않을 학생을 대학에서 선별하기를 원한다.

이런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발해, 지난 5월 22일 빌레펠트대 학생들이 일주일 동
안 경고파업을 시작했다. 그 다음주에는 부파탈과 도이스부르크 학생이 파업에
동참했다. 파업은 발 빠르게 퍼져나가, 6월 초에는 콜론, 지겐, 트리어 대학이, 6
월 4일에는 뒤셀도르프, 보쿰, 아헨대학 학생들이 동참했다. 학생들의 파업, 직접
행동, 집회는 독일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또한, 2001년 3월 프랑스 학생들은
자유시장논리에 반대하는 데모를 벌여 모든 사람이 질 좋은 지식에 접근해야 한
다고 외쳤으며, 같은 해 11월 스페인에서는 20만명이 넘는 교사, 학생들이 교육
시장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제직접행동그룹(International pupil and
studentactions)은 2002년 6월 '이윤을 위한 교육이 아닌 인민을 위한 교육'을 외
치며, 항의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유럽에서 학교의 기업화와 지식의 상품화에
맞서는 투쟁은 더욱 조직적인 방식으로 벌어지고 있는데, 그 자세한 내용은 국제
직접행동그룹의 활동에서 잘 보여지고 있다.

GATS와 학교의 기업화

GATS는 교육과 의료와 같은 공적서비스를 상품으로 선언하여 교육과 의료영역
의 시장을 자유화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의 기업화와 지
식의 상품화는 무엇보다 GATS조약을 이행하기 위해 많은 나라에서 하고 있는
'민영화', '예산축소'와 맞물리는 것이다. EU는 이미 초등, 중등, 대학, 성인교육에
서 시장개방을 수용한 상태다. 그렇지만 교육이란 상품을 팔고자하는 초국적기업
의 이해를 따라가게 됨으로써 개방범위는 더 확장될 것이다. 많은 나라에서 개인
의 교육비 부담을 늘리고, 국가의 책임보다 교육기관의 자율을 외치는 것은 이런
변화의 탓이다.

국가의 공교육을 시장화하려는 계획이 실행되고 있는 데는 유럽기업가원탁회의
(ERT)와 같은 기업들의 압력이 있기 때문이다. ERT는 중요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EU의장과 모임을 갖는다. 1999년 이래 이 압력집단은 모리스 타바크스블라트가
의장을 맡았는데, 그는 교육과 인터넷 출판분야에서 세계 제일이 되겠다고 공언
한 앵글로-독일계 기업인 리드-엘제비에르의 회장이기도 했다. ERT는 또한 WTO
회의의 진행을 감독하기 위해서 외부 경제 문제를 다루는 작업단을 구성했다. 이
로비집단은 정부가 어떻게 해주어야 할 지를 매우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 그들은
모든 교육은 상품이어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다만 시장개방이 된다고 하더라
도 국가교육제도는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상품화가 가능하고, 이윤추
구에 도움이 되는 노동력 양성 분야는 시장화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단위는
세금으로 보조가 되어야 한다고 보는 신자유주의경제 논리에서도 정부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곧, 공교육 체계는 일종의 수용소처럼 최소
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이다.

GATS는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며, "기업"이 원하는 내
용을 학교에서 가르치게 만드는 것이다. 더욱 두려운 것은 민주주의의 파괴이다.
GATS에서 한 번 결정이 내려지면, 교역에 개입하는 서비스부문의 정부활동은
WTO의 법적 제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캐나다 신민주당 리더인 알렉사 맥도너그조차 GATS가 "시민사회와 국가로부터
한줌도 안되는 초국적 기업의 손에 역사상 큰 경제적이고 정치적 권력을 주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따라서,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등록금인상, 대학운영의 자율
화, 사유화, 학교기업육성 정책은 기업의 경쟁력싸움에 대학을 동원하고, 교육을
경제적 능력에 따라 선별적으로 팔기 위한 공세이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
리나 대학의 민주주의가 파괴된 것은 이러한 개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쟁은 학교의 기업화와 시장개방공세를 막기 위한
거대한 분노의 물결이다. 교육운동 주체들은 교육의 공공성을 부정하고, 송두리
째 이윤추구의 장으로 만들려는 시도에 맞서 교육의 공공성을 쟁취하기 위한 싸
움을 시급하게 조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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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 개방 , 교육시장화 , GATS , 교육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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