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복수(하나로테크놀로지노동조합 사무처장)
하나로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회사에서 직접 계약기간을 체결하는 특정직, 하나로 일반직이라는 본사소속의 계약직, 그리고 타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계약이 이루어지는 파견 계약직이 있다. 이 모든 계약기간은 1년이다.
나는 99년 당시 하나로통신의 "전송망구축운용부분 유지보수"라는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인력파견회사를 통해 입사하게 된 파견계약직 신분이었다. 대다수의 하나로 계약직 사원이 나와 동일한 파견계약직이다.
하나로! ADSL이란 브랜드로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는 회사로 내게는 좋은 이미지의 회사였다. 비록 비정규직 신분의 계약직 사원이었으나 열심히 일한다면 나에게도 이런 좋은 회사의 정규직의 기회가 오리라 생각했다. 당시 인사팀 직원의 말도 그랬다. '비록 지금은 계약직 신분으로 입사를 하였지만, 열심히 일한다면 회사에서도 여러분들의 기대를 결코 져버리지는 않을 거'라며.
"너희들은 계약직…" 온갖 차별들 속에서
처음에는 정규직 비정규직 사원들 모두가 외근직 내근직 구분 없이 일을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외근 관련된 일은 모두 계약직 사원들이 하도록 우리 계약직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계약직이니까 이런 일들을 해야한다. 너희 계약직들은 이런 일을 시킬려고 뽑은 거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등의 발언들. 그리고 그런 설득은 곧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가 속한 부서는 전체 사원들 중에 계약직 몇 명만이 사시사철 외근과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먼지 많고 어두컴컴한 아파트 지하실에 행여나 있을 수 있는 안전사고에 노출되는 것 자체를 싫어해서 일 것이다. 그래서 정규직들 대신 그 일을 해줄 우리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또한 내근직 야근은 정규직, 외근직 야근은 계약직이 하고 있다. 내근직 야근은, 한달에 정규직 2명이 15일씩 나눠서 하고있는데 문제는 이 사람들은 내근직 야근근무만 한다는 거다. 95% 이상의 장애는 항상 현장에서 발생되게 되어 있는데, 그들은 망 감시와 내부장애만 처리할 뿐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장애에 대한 처리책임은 계약직 사원 몇 명에게 있었다.
외근직 야근이라 함은, 정규직이 야간을 전담으로 2명이 밤에만 15일씩 하는 반면 계약직사원들은 평일업무를 마치고 퇴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19:00 ~ 22:00까지 외근을 연장했고, 22:00시 퇴근후에도 집에서 전화로 대기하고 있다가 장애 발생시 현장으로 출동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월간 근무표를 예를 들면, 평일 근무시간을 제외하고 우리들은 별도의 야간 근무표를 만들고 있다. 바로 야간 장애시 처리할 순번을 몇 명의 계약직 사원들이 나누어서 19:00부터 다음날 09:00까지 장애처리에 대한 근무표이다. 지금에 와서 일부 변경은 되었어도, 각 지역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계약직 사원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 분명하다. 하루를 외근으로 보내고 다시 야간에도 외근을 해야하는 계약직 사원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도 정규직처럼, 2명이 돌아가면서 야간근무를 세울 수 있도록 요청도 해보았으나, 차후에 인력을 확보한 후에 도입하자는 언제가 될지 모를 약속만 받아 논 상태이다. 결국 인력에 관한 인사권은 우리들의 요구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성역이란 걸 알기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서네 팀별 회의시에도 일부 같은 팀내 계약직 사원은 제외되었다. 특정 부서의 경우 부서 회의시에 일부계약직 사원들은 동일 내근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회의에 동참을 시키지 않고 있다. 물론, 그 시간에 계약직 동료들은 일을 한다.
정규직보다 먼저 입사해 신참 정규직들에게 일을 가르쳐주고도 계약직 신분은 변하지 않았다. 정규직보다도 먼저 입사해 일하던 계약직 사원은 2년이 지나면 서로의 신분 차를 알게된다. 정규직 신입사원 시절 계약직 직원을 통해 일을 배우던 정규직 신입사원이 2년 후에는 오히려 계약직사원을 관리하는 대리로 승급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 팀 내 직원의 분포를 알아보면, 전체인원의 50%가 계약직, 50%가 정규직이다. 이 정규직 50% 중 대리급 이상 인원을 제외하면 사원은 단 10% 정도 된다. 하나로 정규직은 '전 사원의 간부화'인 것 같다. 이렇게 가다가는 아마도 내년에는 평사원은 없을 것이다.
법은 있으나 마나… 이제 부당해고까지
이런 부당한 차별대우를 받으며 계약직신분으로 보냈던 하나로에서의 근무도 이제는 회사의 부당해고로 결국 종지부를 찍게 됐다. 회사는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들 400여 계약직 사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다. 평균연령 28세의 젊은 우리들. 아직은 젊기 때문에 할 일도, 계획도 많은 우리들의 어깨에 커다란 짐을 실어주었다.
노조를 만든 우리에게 회사가 제시한 방법은 정말로 뻔뻔하기까지 하다.
올해 초부터 인터넷 카페를 통해 계약직 사원들의 고용안정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 되기 시작했는데, 하나로 통신에서 자체 제작된 테크놀로지 인사/노무분야 현안진단 문서를 통하여 정말로 놀랄만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들 스스로 하나로와 하나로 테크놀로지의 불법파견 및 위장도급에 대한 자신들의 법 위반 사실을 인정한 내용이 다수이며, 이와 관련해 법망을 피하려 내놓은 대응방안 또한 포함되어 있다. 회사는 위장도급이 인정되면 2년 이상 계약직으로 근무한 직원들에 대하여 정규직으로의 고용승계를 해야할 책임이 있기에, 우리들은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고, 회사측에서는 다시 또 단기계약직으로의 신분을 보장한다고 했으므로, 우리들은 고용안정과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
노조가 만들어지기까지 하나로와 하나로 테크놀로지는 노조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동안 전송망 구축운용 및 개통장애 부분에 대한 하나로 테크놀로지와의 업무계약을 이제는 지역별로 자회사인 하나로테크놀로지 외에 또 다른 도급회사인 보라정보통신, 데이터크래프트, 메가트랜드 등 이 4개의 회사에 분할계약을 하게 되었으며, 회사측은 이 4개의 회사로 이직을 하지 않을 경우 계약이 만료되는 사원들에 대하여 6월30일로 계약 해지됨을 통보했다. 또, 계약이 미완료 되는 사원들에 대해서는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하고 있다.
우리는 파업투쟁하면서 묻습니다
당신은 떳떳한 사람입니까?
우리 하나로 테크놀로지 노동조합은 사측과 8차 교섭까지 진행하다가 지금의 파업까지 오게 됐다, 사측은 8차에 걸친 교섭에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실제로 이루어진 교섭은 5번이다. 교섭 중에도 사내공지를 통해서 노조 와해작전의 일환으로 처음으로 전체 450여 명 중 53명을 하나로테크의 정규직으로 해준다하여 지방(경상, 전라, 충청)을 와해시켰다. 다음으로 위에도 언급했지만 테크놀로지를 제외한 3개의 도급업체로 전환하지 않으면 계약만료자는 계약해지가 되니 각각의 도급업체로 지원을 하라 했고 계약 미만료자는 정리해고하기 전에 도급업체와 계약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와해를 했다. 그래도 노동조합 와해에 만족하지 않는지 이번에는 하나로통신의 3년 전문계약직을 모집한다는 방식으로 노동조합을 깨려고 했다. 그걸로도 부족했는지 하나로통신은 이번에는 하나로통신 정규직을 모집한다고 공지를 내는 등의 와해책동을 일삼아 왔다.
위에 열거된 사측의 제한은 불과 3주일만에 공지 및 변경된 내용으로 하나로 테크놀로지 노조탄압이 확실함을 입증하는 예라 생각한다.
불법파견, 위장도급 이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났기에 2년 이상 계약직으로 근무한 사원에 대해서는 하나로통신의 정규직으로 고용해야할 실제 모든 권한을 가지고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로통신은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대내외적으론 국가고객만족도 2년 연속 1위와 온정주의 경영방식을 외쳤던 하나로통신이 이제는 비정규직의 정규화를 외치는 노동조합 탄압, 불법파견에 의한 불법도급 1위의 회사로 탈바꿈했다.
N세대의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응집력이 부족할거라고 외치던 하나로통신 경영주에게 당당한 N세대가 묻고싶다.
당신은 떳떳한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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