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뒤늦은 사장공모

'민주적 인사행정의 기틀' 마련될까


새 경영진의 인선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었던 세종문화회관이 후임사장을 공모에 의해 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7월 5일자 연합뉴스는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임기가 끝난 이종덕 사장의 후임을 신문 등에 공고를 내는 방식으로 공모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이번 주말께시 관계자와 문화계 인사들이 모여 회의를 거친 뒤 공식 확정하기로 했다' 고 보도했다.

1978년 '종합문화 예술의 전당'으로 문을 연 세종문화회관은 예술의전당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복합 문화공간(아트센터)이다. 세종문화회관은 1999년, 개관 21년 만에 국공립 예술기관.단체의 민영화 추세로 재단법인화되어 새로운 출발을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1일부로 재단법인 초대 주요경영진의 임기가 만료되어 새 경영진을 선출해야 하는 시점에서 경영진 혁신에 대한 요구와 함께 세종문화회관 노동조합이 세종문화회관 차기 사장 인선과 관련해 발표한 성명서 사태가 문제가 되는 등 진통을 겪어 왔다.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 산하기관으로 출발한 탓에 전문소양과 학식을 갖춘 이들이 경영진으로 선임되기 보다는 고위직 공무원들이 잠시 거쳐가는 곳으로 인식되어 낙하산ㆍ밀실인사의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재단법인화 이후에도 실질적인 인사권은 서울시장에게 귀속되어 있었다.
재단법인화 이후의 세종문화회관에 대한 평가는 경영진에 대한 평가와도 일맥상통한다. 악화된 경영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흥행성이 보장된 외부 대관공연을 공동 주최해 재정자립도는 높였지만 세종문화회관의 공공성은 크게 손상받았다. 예술인들은 창조적 공연활동에 심각한 방해를 받았고 서울시민들은 대중음악, 뮤지컬의 대관, 기획공연에 치우친 공연일정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순수예술'을 접할 기회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공연예술기관은 공공성과 예술성, 예술가들의 창조성과 대중간의 호흡이 어떻게 조율되는가가 그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볼때, 이러한 결과는 공연예술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은 전문인을 경영책임자로 선임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노조는 5일 성명을 통하여 사장의 공모결정에 일단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어 '사장 공모방침이 일방적 밀실인사의 잡음을 해결하기 위한 수습책이 아닌 공연예술의 발전을 위하여 세종문화회관의 공공성과 예술성을 확대하고 민주적 운영을 구현하는 목표 아래 시행하는 민주적 공정인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전 사장의 임기가 6월 30일 부로 끝나버린 상황에서 사장공모 방침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사장 자리가 공석으로 남게 됨에 따라 행정력 부재와 함께 기관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방침이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측이 인사결정의 시비를 피하기 위해 노조 및 관계자들의 '눈치'를 보다가 때를 놓친 상황에서 '면책용'으로 들고나선 방책이라는 비판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하지만 동시에 최초의 사장 공모에 기대감이 실리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의 '사장공모'라는 카드가 인사과정의 민주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공공예술기관의 민주적 운영과 시민들의 문화향수권을 회복시킬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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