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일보, 노조탄압도 그들답다

1만 가구를 상대로 '어떤 신문을 보는지' 조사해보면 1천3백69집이 <조선일보>, 1천3백20집이 <중앙일보>를 본다. <한겨레>는 고작 1백57집이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는 1천6백8만이고, 한 가구는 평균 3명 정도다. 이 가운데 4백32만4천여 가구(1천2백90만여명)가 조선과 중앙을 보고 있다. 전체 4천8백2만1천5백58명의 40%에 이르는 2천여만명은 아예 신문을 보지 않으니 신문 유가구독자 2천8백만명의 절반에 달하는 1천2백90만명이 두 신문을 보는 셈이다. 그래서 이들 두 보수신문의 신문판매시장 독점은 단순히 시장독점을 넘어 국민의 머리를 마비시키는 여론독과점의 폐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최근 두 신문의 삐까번쩍한 사옥 앞에는 전국언론노조 조합원들의 농성이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우선 조선일보사 앞에서는 조광출판지부 조합원 10여명이 두 달 넘게 노숙투쟁 중이다. 조합원들은 지난 10년 동안 조선일보사 광주공장에서 윤전기를 돌려왔다. 지난 1999년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노조를 만들었고, 이후 해마다 쟁의를 벌였다. 그러다 지난 3월 조선일보사는 노조와해를 목적으로 광주공장을 폐쇄해 버렸다. 조합원들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광화문 한복판에서 현수막을 이불 삼아 노숙투쟁 중이다.

2000년 6월5일 조직된 언론노조 중앙신문인쇄지부는 9월 첫 단협 때부터 중앙일보사의 탄압을 받기 시작했다. 회사쪽은 '언론산별노조로 가지 않는다. 민주노총·언론노련과 단계적으로 관계를 끊는다. 조합의 세 확장을 꾀하지 않는다'는 부속합의서를 강요했다. 노조는 91%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과 산별노조 가입을 결의했다. 다음날 회사는 조합원 1백32명 전원해고와 위장폐업으로 나왔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날이었다. 중앙신문인쇄 노동자들은 당초 중앙일보사원이었으나 IMF 외환위기 직후 분사돼 임금삭감과 불안정고용에 내몰려 있었다. 지부는 중앙일보사옥에서 농성을 벌인 끝에 최종합의에 이르렀다. 그러나 회사쪽은 삼성재벌에서 배운대로 꼼수를 부렸다. 전원재고용을 조건으로 위원장 등 13명의 사표를 요구했다. 전조합원의 10%에 달했다. 합의 당시 이들은 6개월 내 복직을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은 2년이 넘도록 지켜지지 않고 있다. 6명만 선별해 복직됐다. 이후 노조 탄압은 극에 달했다. 2년 동안 조합원은 38명으로 줄었다. 언론노조는 지난해 노동청에 부당노동행위로 진정을 냈다. 회사는 취하해주면 복직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또 꼼수였다. 조남영 전위원장과 해고자들은 올해 4월부터 다시 복직투쟁에 들어갔다. 매일 중앙일보 사옥 앞에서 1인 시위와 선전전, 집회를 열고 있다.

이정호/ 언론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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