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은 생산을 멈추라는 것인데 손배를?

신종 노동탄압 손배·가압류는 전면전이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단체 행동권, 단체 교섭권이 민사상 손해배상소송, 가압류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 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7월 5일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신종노동운동 탄압 손배소송, 가압류로 인한 노동기본권 제약의 문제점"이라는 공청회를 갖고 손배와 가압류가 어떻게 노동기본권을 제약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 중 손배, 가압류로 인한 피해사업장 수는 2002년 6월말 40개 사업장 약 1300억원"으로 알려 졌다. 문제는 이러한 가압류·손배가 이전에는 임단협의 타결과 함께 취하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측이 임단협 타결과 동시에 오히려 손배소송·가압류를 통해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건설운송노조의 경우 사측이 가압류해제를 미끼로 노조탈퇴를 유도하고 있으며 발전노조의 경우도 파업기간 중 조기복귀한 4백명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가압류를 해제해 사측이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가압류, 손배소송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조하면 가족, 친척들에게 원수로
가압류, 손배소송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도 새로운 현상 중의 하나이다. 과거에는 민사의 대상이 노동조합 또는 노조 간부에 한정되었던 반면 최근 들어서는 그 대상이 일반 조합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조합원의 보증인에게까지 소송을 확대함으로써 견디기 힘든 재정적, 정신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한 가압류의 범위도 과거 조합비에 한정된 반면 최근 들어서는 임금, 개인통장, 부동산에까지 확대되고 있어 사실상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케 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광우 정책국장은 "신원보증인(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에게까지 가압류·손배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지극히 반인권적인 탄압"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조차 민사소송등을 부추기며 손쉽게 노동운동을 탄압하려 한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또 "노동운동 진영은 자본측의 대응에 대하여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하고 조합원 개인, 개별 조직의 부담으로 남겨두고 있어 노동운동 전체 차원에서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협의회 이 경우 변호사는 "정당한 쟁의 행위는 면책이 되지만 면책이 안되는 손배는 가압류가 가능해진다"며 "현행법상 가압류 막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현행법상 위법이라 규정된 쟁의 행위중 민사적인 책임을 자본측이 과도하게 규정짓고 있다며 △쟁의 행위의 정당성에 대한 광범위한 보장과 쟁취 △손해배상 책임주체의 제한적 해석 △손해배상 책임범위의 축소 - 입증책임의 엄격화 △과실상계 인정의 확대 △부당 가압류에 대한 이의제기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민중연대 박석운 집행위원장은 "작년 효성은 237명, 태광에 74명의 손배가 들어오면서 효성에서부터 손배의 양상이 달라 졌다"며 "손배·가압류는 죽기살기 전면전"이라고 주장했다. 계속적인 전면적인 싸움밖에 현재로써는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박석운 집행위원장은 조합원과 가족, 보증인까지 가압류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법부의 노동통제가 시작되었으며 구조조적으로 양산되는 것"이라며 "법제정보다는 현재적으로는 사법부 민주화를 통한 해석론으로 푸는 방법"을 제시하며 입법론의 한계를 지적하였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80년대가 전근대적인 노조 탄압방식이었다면 손배는 세련된 자본주의적인 탄압이며 노동운동에 대한 전면전이라는데 동의한다"며 "손배는 일단 태풍이 지나간 다음 파업이 종료한 사후적 대응이라 당사자들이 관심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식 사무처장은 "법원에 대한 정치적 압력 차원에서 판사들에 대한 사회적인 압력을 가하는 것은 실효성이 있다"며 "노동 3권에 대해 악질적인 판결을 하는 판사들은 계속 기록 하고 인사이동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요된 불법, 직권중재 등 독소조합 폐지에 집중하자"며 "노동, 시민단체들이 인권과 노동권에 공동으로 대응하자"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가압류·손해배상 소송이 노동기본권을 얼마나 침각하게 침해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노동자들이 평생 벌어도 갚을 수 없는 액수를 손해 배상하라하고, 근거 없는 손해액을 가압류로 때리는 행위는 '생산에 차질을 가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을 보장한 헌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확인 한 것이 이날 공청회의 큰 성과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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