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탄압도 허물지 못한 병원·택시 파업

병원, 경찰력 투입 초읽기 ― 민주노총, “대정부 전면투쟁” 경고


7월 2일 강남성모병원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가톨릭의료원지부 파업투쟁 완전승리를 위한 서울지역 노동자 결의대회(사진 왼쪽). 7월 3일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파업 승리 및 악덕기업주 구속을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사진 오른쪽)

온 국민이 열광했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4강 진출도 씁쓸하기만 했던 노동자들이 있다.
그들은 축구 국가대표팀의 잇따르는 승전보와 함께 직권중재, 고소·고발, 체포영장, 대량징계, 손해배상, 가압류 통보를 접해야 했다.

7개 병원, 50일째 파업 중

지난 5월 23일 파업에 돌입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차수련) 소속 병원노조 중 경희의료원, 가톨릭중앙의료원(CMC, 강남·여의도·의정부), 목포가톨릭병원, 제주한라병원, 인천사랑병원 등 7개 지부가 7월 9일 현재 48일차 파업을 전개 중에 있다.
그러나 직권중재(본지 63호 4면 참조)라는 악법을 앞세운 병원측은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하며 수십억원의 손배청구, 가압류, 402명 징계위 회부, 무노동 무임금 적용 등 탄압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체포영장도 무더기로 떨어진 상태다. 본조는 차수련 위원장을 포함해 2명, 경희의료원 4명, 강남성모병원 6명, 여의도성모병원 4명, 의정부성모병원 4명, 울산병원 4명 등 총 5개 지부 23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었는데, 이중 지난 6월 1일 교섭이 타결돼 파업이 마무리된 울산병원지부의 염기용 지부장과 이미자 사무국장은 6월 24일 전격적으로 연행·구속됐다.

경찰병력 투입 초읽기

6월 24일 아침에는 4백여 명의 경찰병력이 경희의료원과 강남성모병원을 둘러싼 가운데 각각 80명과 50명의 사복경찰이 파업농성장을 급습해 체포영장이 떨어진 노조간부들을 연행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경찰은 또 7월 3일 ‘이번 파업은 불법이므로 공권력을 엄정히 집행할 것’이라는 공문을 보건의료노조에 보내는 등 전면적인 경찰병력 투입과 강제 진압을 끊임없이 협박하고 있다.
경찰병력 투입의 가능성이 높아가는 가운데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는 7월 2일 긴급집행위원회를 열고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 동안 연대파업 돌입을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민주택시 “월급제 쟁취” 파업

지난 5월 24일부터 시작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위원장 강승규)의 파업에는 7월 9일 현재 인천의 33개 사업장 4천 500여명을 비롯 전국 41개 사업장 5천 2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택시노동자의 핵심 요구는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근거한 월급제 시행’이다.
월급제로 가기 위한 필수요건에 해당하는 전액관리제는 운송수입금 전액을 투명하게 관리해 합리적인 임금을 책정하게 한 것으로 97년 9월 1일 도입되었다.
그러나 정부가 택시업계의 로비에 밀려 이행 강제와 감시 등을 사실상 포기함에 따라 아직 대다수의 택시사업주들이 전액관리제를 무시하고 불법 사납금제를 고집하고 있다.

민주택시연맹은 4천 500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하고 있는 인천지역 파업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월급제 확산의 기폭제로 삼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6월 한 달 동안 민주택시연맹 전조합원 쌀모으기 운동, 단위노조 대표자와 간부들의 파업사업장 지지방문, 전사업장 지지현수막 게시, 조합원 1억원 성금모금을 통한 일간지 광고 등의 지원 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한편으로 택시업 허가권과 택시사업주들의 전액관리제 이행 감시 의무를 갖고 있는 인천시를 압박하기 위해 2천명 이상이 집결하는 인천시청 앞 집회를 여러 차례 열었다.
최근 인천시는 전액관리제 이행실태 점검을 기피한 45개 사업장을 적발해 각 회사별로 차량 5대씩 15일간의 운행정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월급제 불가’ 담합 사실 드러나

한편 지난 7월 3일 민주택시연맹은 인천지역 민주택시연맹 소속 사업주 34명이 모여 각각 5천만원을 공탁하고 월급제를 받아들이는 사업주는 이를 포기하도록 합의한 사실을 폭로했다.
연맹은 3일 노동부를 방문해 택시사업주들의 이러한 행위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진상조사와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요구했다.


민주노총, “경찰병력 투입시 대정부 전면투쟁 나선다”


민주노총은 6월 25일 중앙위원회에서 노동부에 대한 압박을 통해 장기파업 사업장 문제를 해결한다는 6말 7초 투쟁계획을 확정했다.
우선 7월 초부터 매주 목요일 지역본부별로 과천 노동부와 지방노동사무소 앞에서 항의농성과 집회, 1인 시위 등을 벌인다.
또 보건의료노조의 직권중재 철폐 투쟁에 대한 여론화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민주택시연맹의 쌀모으기 운동을 민주노총 전 사업장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민주노총 중앙지도부와 산별대표자들은 7월 2일에는 강남성모병원에서, 3일에는 민주택시연맹 인천본부에서 철야농성을 전개했다.
7월 5일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사업장에 경찰병력이 투입되는 즉시 연대파업과 도심집회·시위 등 강력한 대정부 전면투쟁에 나설 것이며, 아울러 8·8 재보선에서 노동탄압 자행하는 김대중 정권 심판 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경고했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파업에 돌입한 노조와 노동자들에게 어김없이 가해지는 가압류와 손해배상소송의 실상을 폭로하며 전사회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잘못된 하위법을 적용해 구속·수배 등 형사처벌하는 것도 모자라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민사소송의 대상도 조합비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간부와 조합원, 심지어 조합원의 가족과 보증인의 임금·통장·부동산까지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의 집계에 따르면 가압류·손배소송 피해액은 6월말 현재 39개 사업장 1천 264억 9천 539만 8천 980원에 달한다.
주요하게는 효성노조 조합원 237명에게 무려 366억 3천만원, 발전노조 조합원 3천여명에게 211억원의 가압류와 손배소송이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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