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신념 때문에 목숨까지 바쳤던 열사들의 희생을 생각하며
지난 5일 현대자동차 문화회관 강당에서는 현자노조 열사정신계승사업회, 현중노조 열사정신계승사업회 등이 주관하고 울산지역 현장문예패 등이 만든 “고난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음악회는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난 열사들의 정신을 다시 생각하고, 또 오늘날 여전히 고난받고 있는 노동자들을 생각하는 자리였다.
울산지역의 여러 사업장에서 온 노동자들이 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음악회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87년 민주노조를 세워낸 직후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현대자본의 악랄한 탄압에 온몸으로 맞서다가 구사대의 봉고차에 치여 운명을 달리해야만 했던 현대중공업의 이상남 열사.
87년 노동조합 사무장으로서 자본의 교묘한 탄압에 맞서 분신으로 항거했던 고려화학의 김수배 열사.
91년 노동조합 정책연구부장으로서 성과분배 정의실현 상여금 투쟁을 벌이던 중 경찰력 투입에 맞서 정문에서 바리케이드를 구축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현대자동차의 서영호 열사.
95년 살인적인 노동강도 강화를 앞장서 막다가 해고당한 이후 노동법과 단체협약마저 무시하고 계속되는 자본의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정문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당겼던 현대자동차의 양봉수 열사.
정의와 신념 때문에 목숨까지 바쳐야 했던 이들 열사들의 삶은 분명 말할 수 없는 고난의 삶이었다. 그러나 열사들은 다시는 자신들과 같은 사람이 나올 필요가 없는 세상을 위하여 자신의 가장 소중한 목숨을 던지면서 우리 속에 영원히 살아있는 존재로 거듭나고자 했다.
그러기에 우리는 슬픔을 딛고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그들과 함께 했던 투쟁의 역사를 가슴깊이 새기고 그들의 희생이 우리에게 남긴 의미들을 소중하게 이어가고자 노력해 왔다. 우리 안에서 변하지 않는 사랑과 희망으로 열사를 간직하고자 했다.
또한 열사들의 투쟁은 오늘 또다른 동지의 모습으로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산업재해로 살인적인 노동강도로, 우리 노동자들의 삶은 여전히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은 음악회’가 우리에게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처럼, 오늘 우리는 “동지를 열사로 만들어야 했던” 당시와 오늘날의 상황이 다시금 너무나 비슷해져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를 뒤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조금 더 성실하고 치열하게 동지를 사랑하고 전선으로부터 물러서지 않았다면, 우리의 동지는 열사가 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는 자책을 늘 가슴 한 곳에 안고 우리는 살아왔다.
두 번 다시 우리의 동지를 열사로 만들지 않겠노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 왔다.
그러나 어느덧 우리가 서 있는 현실이 동지를 열사로 떠나보내야 했던 그 때와 너무나 닮아 있다는 섬뜩한 깨달음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떠나보냈던 동지여, 열사여!
그대들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맹세했던가! 우리는 무엇을 약속했던가!
열사가 되어 버린 우리의 동지를 우리의 가슴속에서나마 영원히 만날 수 있기 위하여, 또다른 동지를 다시 한번 열사로 만들지 않기 위하여, 우리 모두 스스로를 돌아보자.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과 노동해방의 꿈을 향하여, 참된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위하여, 우리는 어느덧 너무 안일하고 게을러졌지 않았는가!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