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전임자도 업무상 재해 인정되나?


현미향 (울산 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노동재해 산업재해상담 : 288 - 3356

사건 내용

노동조합 사무국장으로 노조전임자로서 2001년 5월 임금협상을 앞두고 노조 단합차원에서 점심시간에 개최할 족구대회를 준비하던 중 사업장내에서 지게차에 치어 사망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에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했으나, 노조전임자는 사업주를 위하여 업무수행하는 자가 아니고 족구대회가 노조 주관 하에 이뤄진 점 등을 이유로 불승인을 받았습니다.
이에 불복하여 근로복지공단에의 심사를 거쳐 산재보상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제기한 결과,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하여 노조전임자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게 된 경우입니다. (2002 재결 제196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취소)

노동부의 기존 시각

그간 노동부에선 노조전임자가 조합활동 중에 재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근로복지공단이나 산재보상보험심사위원회(이하 통칭하여 ‘노동부’)를 통한 산재승인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하고, 행정소송을 거쳐 판결을 통해서 인정받아 공단에 다시 신청하는 우회적인 경로를 취해오던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소송이전단계(심사, 재심사단계)에서 업무상 재해임을 인정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노동부가 노조전임자에 대해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는 근거로 드는 것은 노동조합 업무만을 전담하는 노조전임자는 근로계약에 의한 본연의 업무 즉 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는 지위에서 사업주를 위해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판례의 경우

이러한 노동부의 입장과는 달리 판례는 노조전임자라는 이유로 산재보험 대상자에서 제외되지 않으며, 노조전임자가 노동조합 업무를 수행하거나 이에 수반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왔습니다.
즉 노조전임자가 담당하는 노동조합업무는 원래 회사의 노무관리 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 사용자가 본래의 업무 대신에 이를 담당하도록 승낙(보통 단체협약을 통해서)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를 바로 회사의 업무로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노동조합업무를 수행하거나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판례가 위와 같은 견해를 취하고 있음에도 업무상 재해에 있어서의 업무의 의미를 매우 협소하고 편협되게 해석하고 ‘사업주를 위한 업무’로 판단하여 노조전임자의 조합업무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간 노동부는 법원의 일관된 여러 판례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스르며 잘못된 관행을 좇아 매우 경직된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결국 이러한 잘못된 관행에 의해서 종국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다름아닌 노동현장의 재해노동자이며 그 가족들입니다. 재해로 인한 신체적인 고통 뿐만 아니라, 사회적 소외감 및 길고 지루한 소송 등 경제적·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노동부 재심사 결정의 의미

노조전임자에 대한 소송이전단계에서의 업무상 재해 인정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고무적입니다. 물론 재결서를 꼼꼼히 살펴보면 전임자의 조합업무에 대해서 판례가 취하고 있는 견해를 전면적으로 수용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즉 조합업무가 회사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고 했던 판례의 태도와는 달리 여전히 조합업무는 사업주를 위한 업무가 아니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임자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했고, 사업주의 안전관리 책임 소홀로 인한 시설 하자로 인해 발생한 동 재해에 대해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점에서 고무적입니다.
노동부가 이제부터라도 전임자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근로복지공단 등 이러한 행정기관은 산업재해와 관련한 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하고 이를 활용하여 신속, 간이하게 권리를 실현시키고 구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뻔한 결론에 대한 딴지는 걸지 말아야 합니다.

덧붙이며

이번 노동과 건강에는 노조 전임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한 노동일보의 상담사례를 소개합니다. 노조전임자에 대한 업무상 재해 여부는 지금까지 논란이 많이 돼 왔던 문제인데, 노동부 자체적으로 노조전임자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노동부의 입장 변화가 보여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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