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 저작권 침해' 판정

기술적 진보 못 따르는 법제도에 근본 개정 필요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1부(재판장 김선혜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한국음반산업협회 박경준 회장 등 회원 16명이 인터넷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 ‘소리바다’ 운영자 양모(28)씨 형제를 상대로 낸 음반복제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대영 A/V, 동아뮤직, 우퍼엔터테인먼트, 신촌뮤직 등이 2001년 1월 서울지검에 소리바다를 저작권 침해로 형사고소한 후 30여개의 음반사가 추가 형사고소를 하고 같은 해 8월에 결국 검찰이 소리바다를 기소하는 데 이르렀던 '소리바다 사건'이 일단락 되었다. 운영자인 양씨 형제가 이 판결에 불복하고 상급법원에 본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소리바다는 사실상 폐쇄될 상황에 처하게 됐다.

소리바다를 고소한 한국음반산업협회측은 소리바다로 인해 지금까지 2,000여억원의 손실을 봤다면서 음악파일의 교환과 전송은 엄연한 지적재산권의 침해라며 소리바다가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소리바다 측은 자체적인 음악파일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미국 냅스터와 달리 소리바다는 이용자간 중개만 하는 전형적인 P2P 방식을 사용하므로 불법복제파일이 오가는 것을 알 수 없는 만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온라인상에서도 저작권의 권리를 엄격히 인정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고 보호함으로서 기술개발 욕구와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 나아가 관련산업을 활성화 할 수 있다는 음반협회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
그러나 소리바다를 이용하는 수많은 네티즌들과 정보공유연대 등의 단체에서는 이번 판결이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발전을 막는 시대착오적인 결정이라는 분위기이다. 또, 음반협회에서 이야기하는 2,000억원 손실은 우리 음반시장이 10대위주의 특정 장르에 치우친 전반적인 품질 저하에서 연유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재 소리바다에 등록되어 있는 아이디는 약 800만여개, 실명이 필요한 가입절차가 아니므로 정확한 수치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한 개인이 두 세 개씩의 중복 아이디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용자는 상당한 숫자를 헤아린다. 현재 소리바다 게시판에는 이번 판결에 대한 500여건 이상의 격렬한 항의 메일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
소리바다에 대한 이번 판결은 비단 소리바다 운영에만 국한되는 사항이 아니다. 음반협회 등 이익단체의 저작권법을 무기로 한 밥그릇 챙기기가 정보접근과 공정한 이용까지도 방해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공공도서관이 전자도서관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도 저작권 문제에 발목이 잡혀 도서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 문제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소리바다가 P2P방식, 즉 개인간의 파일교환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앞으로는 일상적이고 비영리적인 파일교환 등에 대해서까지 통제가 가해지는 상황까지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공정이용에 대해서는 저작권법에서 밝히고 있듯 예외조항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저작권법 체계에 대한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이야기한다.

향후 인터넷에서의 디지털 저작물의 이용 방식에 관한 중요한 결정이 될 이번 판결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각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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