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가해자는 '무혐의', 피해자는 '구속'

성희롱 가해자는 무혐의·피해자는 구속 민주노총-여성단체 등 죽암휴게소 사태 규탄·해결촉구

성희롱 가해자는 무혐의 처리되고 피해자가 되레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등 9개 여성단체는 7월9일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성희롱 이중피해자 김매환(52) 씨를 석방하고 죽암휴게소 성희롱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여성단체들에 따르면 피해자 김 씨는 1994년부터 경부선 죽암휴게소(하) 조리실에 근무하면서 상급자인 박 아무개씨 등 남성직원 3명에게 유두를 꼬집히는 등 수 차례 성희롱을 당해왔다. 이에 김 씨는 지난해 7월 같은 피해자인 여성동료 6명과 함께 청주지방노동사무소에 고소장을 냈다.

청주지방노동사무소는 그러나 같은 해 11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협의 처리했다.

죽암휴게소노조와 여성단체들은 이에 대해 대전지방노동청에 항의했고 대전청은 진상재조사를 약속했다.

휴게소는 가해자로 지목된 박 씨를 계열사인 덕유산휴게소로 전직조치했으나 박씨는 이에 반발해 충북지노위에 부당전직구제신청을 냈다. 충북지노위는 올해 5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복직판정을 내려 성희롱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곳에서 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성희롱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던 김 씨는 가해자 박 씨에게 "다시 성희롱 하러 복직했느냐"며 항변했다. 박씨는 보름 동안 소형녹음기를 지니고 다니다 김 씨의 항변을 녹취해 이를 근거로 청주지검에 고소했다.

청주지검은 지난 6월28일 김씨에 대해 '모욕죄, 명예훼손죄, 협박죄'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김 씨는 현재 청주서부서에 수감돼 있다.

여성단체들은 진상조사와 가해자 중징계를 촉구하는 한편 7월10일부터 청주지방노동사무소 앞 일인시위, 11일 대전노동청 앞 집회, 12일 청주 미평교도소 앞 집회 등 강력 대응키로 했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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