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진영이 7월10일 서울 여의도 중기협 회관에서 부회장단회의를 열어 주5일제근무 확산에 대해 한마디하려다 큰 코 다쳤다. 전경련, 경총, 중기협, 상의, 무역협회로 구성된 재계5단체는 하루 전인 9일 오전 황급히 일정취소를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재계5단체는 당초 이날 회의를 통해 "사용자단체가 금융기관 주5일제근무를 저지할 것"이며 "토요일 거래가 가능한 금융기관으로 거래처를 옮기겠다"고까지 밝힐 것으로 8일 저녁 알려졌다. 실제로 7월9일자 석간신문은 이를 기정사실로 기사화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관련 단체 한 관계자의 입을 빌어 흘러나온 이 말은 그러나 즉시 곳곳에서 "국민 대다수가 주5일제를 원하는 시점에서 시대착오적인 망발"이라는 비난을 맞았다. 게다가 토요일 거래가 가능한 금융기관으로 거래처를 옮기겠다니 망언은 그렇다 치고 현실에서는 도대체 가당치도 않는 일이다. 김형탁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이와 관련 "시중은행과 거래를 끊고 모조리 우체국이나 외국은행으로 거래를 옮기겠다는 것이냐"면서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얘기여서 제2금융권 등 임단협을 통해 주5일제를 논의하는 분위기에 훼방놓겠다는 것으로 노동자의 공적에 다름아니다"고 말했다.
재계5단체 부회장단회의가 갑자기 취소된 데는 이같은 여론의 반발 뿐 아니라 재계 내에서 주5일제근무와 관련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탓이라는 해석도 있다. 노사정위에서 주5일제근무 법제화 논의가 한참 진행되던 5월에도 전경련과 중기협은 '결사 반대'였고 경총과 상의, 무역협회는 '찬성' 입장이었다. 찬성하는 한 단체는 당시 재계5단체 회의에서 격론을 벌이다 심지어 "재계가 일단 손해보더라도 주5일제근무를 도입해야 한다"고까지 이견을 보였다. 임금비용이 늘더라도 관광산업 등 부대효과가 크다고 전망한 까닭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경제4강으로 매진하자'고 주장하는 재계5단체는 노동시간단축과 노동기본권 향상이야말로 히딩크 감독이 중시했다는 '기초체력 중시'라는 점을 하루 속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적어도 노사관계와 생산력 증대에 있어서는 말이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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