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물은 주면서 노동자는 물도 못마셔

제일화섬 노조 '직장폐쇄, 최저임금 철회' 요구하며 상경투쟁 진행

7월 16일 오전 11시 강남역에서 충남 당진의 제일화섬 노조 50여명이 '직장폐쇄 철회, 성실교섭 촉구, 최저임금 철회' 등을 요구하며 강남빌딩 15층에 위치한 제일화섬 본사 앞 상경투쟁을 진행했다.

제일화섬 노조는 임단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조합원 20명을 징계위에 회부하자 6월 4일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사측은 6월 5일 새벽 6시 30분 조합원 부분 직장폐쇄를 감행했다. 이후 6월 28일 노조가 양보안을 제시해 임금인상 4만2,000원 등에 합의하고 조업복귀를 하려했으나 사측이 돌연 무쟁의 선언을 단협에 포함할 것을 주장해 다시 결렬됐다.

이날 상경투쟁 집회에서 제일화섬 노조 이강모 선전부장은 "하루 일당 16800원, 10년 일해도 일당 20460원을 받으면서 회사 흑자는 늘어나는데 노동자 빚만 늘어나고 있다"며 "회사측의 흑자는 노동자의 피땀"이라고 사측이 교섭에서 최저임금을 제시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제일화섬 김승태 지대장은 "공장 잔디는 수억 들여 가꾸며 스프링클러로 물뿌리면서 50도가 넘는 작업장에 일하는 노동자들은 물 한번 마시러 갈 때도 관리자의 눈치를 보고 질책받아야 한다"며 제일화섬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폭로했다. 김승태 지대장은 또 "노동자가 회사와 1대 1로 싸우면 짤릴 것이 뻔한데 무쟁의 선언을 강요하며 단체행동권마저 포기하라 한다"며 사측의 무쟁의 선언 강요를 강하게 비판했다.

제일화섬은 폴리에스테르, 인조화학섬유 등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올해 1월 9일 노조를 설립하고 2월부터 교섭을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단협조차 체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작업장의 온도가 5,60도 정도의 고온이지만 작업장에 정수기 한 대 없으며, 임금은 일당 16800원으로 경총에서 제시한 최저임금 수준이다.

제일화섬 노조에 따르면 "제일화섬은 IMF 당시에도 연간 흑자 80억을 기록했지만, 정규직을 용역화 하고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임금삭감을 진행하는 등 불안정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양산해왔다"고 한다.

한편 같은날 당진에서 진행된 노사 당사자 교섭에서 제일화섬 노조는 △ 6만 5천원 임금인상 △ 무쟁의 선언 요구 철회 △ 파업기간 중 적용된 무노동무임금 보상 △ 상호 고소고발 철회 △징계 최소화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사측은 "고소고발 상호 철회, 무쟁의 선언 요구 철회"는 받아들이며 "조합간부 6명 감봉이하 차등징계, 4만 2천원 임금인상안"은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일화섬 김상용 위원장은 이날 교섭에 대해 "전체적으로 노조의 요구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 사측의 무쟁의 선언으로 진행된 6월 28일 이후 파업의 무노동무임금 적용은 사측에 그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일화섬 노조는 19일 오전 11시에 본사앞 상경투쟁을 다시 진행하고, 다음 노사 교섭은 22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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