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매기지 않은 교수들의 사연
영남대 비정규직 교수노조, 90여일째 학교측과 '투쟁'
영남대 비정규직 교수노조(이하 노조, 4월 27일부로 강사노조가 비정규직 교수노조로 변경됨)가 전국 처음으로 학교측과의 협상과정에서 성적입력거부라는 파격적인 대응을 보였다. 영남대 이동기 분회장은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파업은 수업거부이나 이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할 수 있기에 정당한 절차에 따라 우리의 주장을 요구하기 위해 성적입력거부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노조측 168명은 총 359강좌에 대해 성적입력을 거부했으며 지난달 4일부터는 천막농성을 진행해왔다.
그동안 노조측이 학교에 요구한 내용은‘학사학위자에 한해 6개월간 매달 기본급 11만원을 지급하는 계약직 교수로 채용할 것'과‘강사료를 현행 2만9천원에서 3만4천원으로 올릴 것' 등이다.
15차례에 걸쳐 협상이 결렬되어왔으나 9일 밤 11시 40분경, 노조측과 학교측은 시간당 강의료를 3만2천원으로,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한 수강인원을 120명에서 100명으로 제한하고 초과인원에 대해서는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측에서 제시한 시간강사제도 폐지를 위한 계약직 교수제에 대해서는 학교측과 논의한 결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이동기 분회장은 "계약직으로의 전환은 교원이라는‘자격자'가 되기 위한 하나의 전 단계로 노조의 투쟁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가 아닌 정부와 풀어야 할 문제라 판단했다"며 유보이유를 전했다.
한편, 협상과정에서 성적입력거부 부분에 대한 면책조항과 관련 노조측과 학교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다가 16일 저녁 내부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노조측은 임금협상 부분에서 학교와의 잠정 합의 이후 '파업 과정에서의 문제에 대해 일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행정상 제재나 부당한 대우가 없어야 한다'는 면책조항(3항)을 학교측에 요구해왔다.
그러나 학교측은 여기에 '이후 성적입력거부와 같은 형식의 대응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조항을 첨부할 것을 요구했다.
영남대 정지창 부총장은 "자신의 주장을 요구하더라도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노조측의 요구를 수용했으니 우리쪽 요구도 수용하는 것이 협상의 기본 예의가 아니겠나"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노조측은 "성적입력거부는 파업의 한 형태이며 정당한 우리의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학교측의 이러한 요구는 결국 면책조항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영남대 노조측은 잠정 합의 이후에도 집행부 10명이 성적입력을 거부해왔으며 이후 학교측과 최종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법적인 문제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16일 저녁 학교측은 본래 요구했던 성적입력거부 부분을 삭제하고 '교육자적인 사명을 다한다'로 문구를 고치겠다고 밝혀왔다. 학교측의 이러한 반응에 이동기 분회장은 "일정 만족한다"며 17일 오전 10시 정식으로 학교측과의 합의서 작성이 이루어질 것이라 밝혔다.
성균관대도 학교측과의 임금협상 과정에서 많은 마찰을 보여왔다. 성균관대 노조는 ▲강사 임기 6학기 제한 폐지 ▲강사료 4만원으로 인상 및 방학 중 강사료 지급 ▲여성 전용 주차장에 여성 강사 주차 허용 ▲약속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각 처장 위임장을 받아올 것 등을 주요 쟁점으로 상정, 협상을 벌였으나 여성 주차장에 여성 강사 주차 허용에 대한 요구안만이 받아들여졌다. 강사료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노조측은 3만3천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학교측은 3만2천5백원을 주장하고 있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성대분회 노조측은 "사인만 하지 않았을 뿐 거의 타결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학교측의 주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귀뜸했다.
한편, 전국비정규직 교수노조는 강사 처우 문제와 관련 지난 10일 교육부 총리 면담을 요청했으나 무산된 후 16일 다시 교육부 대학지원국장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서 노조측은 ▲계약직 교수제로의 전환 ▲국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사립대 비정규 교수들에 대해 정부가 지원할 것 ▲비정규교수 인력 pool제도를 시행 국가에서 관리할 것 ▲연구원, 학술진흥재단 등에 연구비 지속적으로 지급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학지원국장은 "문제의 심각성은 알고 있으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학술진흥재단 기초학문지원사업을 통해 2천명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할 것이다"고 답했다.
또한 "국립대 강의료 인상을 통해 사립대도 인상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할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립대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기에 대학 평가 항목에 강의료 인상 부분을 넣어 압력을 주는 방향으로 고민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교원으로서의 지위 확보를 위한 '계약직 교수제'와 관련해서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뉴스 라현윤 기자 80sanprett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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