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동의서’ 작성 여부로 현장에 큰 혼란

97년 미지급 성과금과 통상·평균임금 추가적용에 따른 임금·퇴직금 누락분 관련


현대자동차 노사는 2002년 임금 교섭을 통해 97년 미지급 성과금과 통상임금·평균임금 추가 적용에 따른 임금·퇴직금 누락분을 재직자(퇴직자 2003년 지급)에 먼저 지급하기로 별도 합의했다.
그런데 노사는 별도 합의문에서 ‘본건 관련 소 제기권한 포기 및 본인채권 소멸에 대한 개별 동의서’ 제출을 지급 선결조건으로 했다. 이에 따라 7월 15일까지 동의서를 접수하고 제출자에 한해서만 7월 중 미지급 성과금을 지급하기로 해 현장에 상당한 혼란이 일어났다.

임금·퇴직금 누락분 및 미지급 성과금 소송 진행 현황

97년말부터 98년 사이 희망퇴직을 강요당하며 1만명 이상이 현대자동차를 떠나야 했다.
그런데 당시 퇴직금 산정에 있어서 그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과 통상임금의 범위가 협소하여 퇴직금 누락분이 발생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먼저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개별소송이 제기되었고, 뒤이어 7대 노동조합은 성낙조 등 2명을 선정, 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97년도 미지급 성과금과 누락임금 부분은 퇴직자들의 개별소송과 노동조합 대표소송 등 지방법원 64곳에서 계류 중이었는데, 이중 퇴직자들이 개별적으로 제기한 서울지방법원 민사 41부(지난해 12월 20일)와 민사 42부(올해 2월) 2곳에서 먼저 판결이 났다. 그러나 퇴직자와 회사측이 모두 고등법원에 항소를 한 상태이고 대법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2001년 통합 임·단투에서 노동조합과 회사는 별도합의를 통해 △단체협약 제66조, 제73조의 통상임금 및 평균임금의 범위는 법원 판결을 기초로 하여 3사 제도개선위에서 심의하여 2002년 1/4분기 내에 결정 △97년 누락임금 소송 건은 99년 단체협약 별도합의서 제3항을 준수하여 처리하되 지급시기·지급방법·지급대상자·변제기간은 2002년 임금협상시 논의하기로 했었다.

미지급 임금관련 판결내용

지난해 12월 20일 서울지방법원의 판결에 의하면 통상임금의 적용범위에 산업안전보건비, 업무능률향상비, 단체개인연금, 고열작업수당이 포함된다. 따라서 이를 기초로 다시 산정하여 미지급분을 지급해야 한다. 평균임금의 범위에는 가족수당, 단체개인연금, 중식식사대, 휴가비, 선물비가 포함된다. 97년 성과금의 경우도 평균임금 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이로써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누락된 수당을 포함해야 하고, 97년 미지급성과금의 퇴직 전 3개월분의 월 평균액과 퇴직 전 3개월간의 미지급 법정수당의 월 평균액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퇴직금을 다시 산정하여 차액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
한편 통상임금의 범위에 가족 수당, 중식대 등의 항목이 포함될 것인가와 평균임금의 범위에 피복비 등의 항목이 포함될 것인가는 아직 다툼의 소지가 있다.

동의서, 무엇이 문제인가

당연히 지급해야 할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회사는 2002 임금교섭 별도합의를 근거로 ‘본건 관련 소 제기권한 포기 및 본인 채권 소멸에 대한 개별 동의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 ‘동의서’는 통상임금에 업무능률향상비, 고열수당, 개인연금만을 포함하고, 평균임금에는 가족수당, 중식대, 개인연금, 휴가비, 귀향비, 선물비만을 포함하며 이후 소송을 포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과금의 평균임금 산입여부만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유보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즉 성과금의 평균임금 산입여부는 별도로 하고, 이번에 추가로 포함된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보다 유리한 판결을 받아도 이를 포기한다는 각서인 것이다.
임금 삭감이나 임금과 관련한 불리한 적용은 반드시 개별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동의서는 당연히 받아야 할 임금과 퇴직금에 대한 개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임에도 이를 제출해야만 97년 미지급 성과금을 지급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소송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함으로써 조합원들은 혼란에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제출 시한인 15일까지 제출한 포기각서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로 인한 노동조합의 약화이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앞으로 되어 있는 동의서는 이미 노동조합의 이후 협상력마저 상실하게 하는 것으로 노동조합이 회사측에 끌려 다니는 형국인 것이다. 이것 역시 회사측의 또 다른 노림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주어야 할 것을 주면서도 동의서를 받음으로써 아직 끝나지 않은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고, 노동조합의 내부 분열을 유도하고 응집력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태그

현대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클리핑기사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