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6.13 성과를 넘어서④]진보진영 예비경선 ‘필요성’ 공감 ‘가능성’ 의문

오진아ㆍ윤재설ㆍ이지안
민주노동당이 이번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개방형 예비경선제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각 단체들은 대부분 “진보진영에서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예비경선 가능성과 추진일정 등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6일 열리는 주요단체 지도부 간담회에 앞서 각 단체의 입장과 고민을 들어봤다.

진보진영 단일후보 필요성
대체로 '찬성' 한국노총 '정당제휴'


우선 각 단체들은 진보진영이 이번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데에는 대체로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전국연합은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전농, 녹색당 등은 ‘예비경선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삼진 녹색당 공동대표는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범진보진영의 연대를 위해 예비경선에 찬성한다”며 “대선은 지방선거나 총선과는 다른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진보진영이 전체적으로 힘을 모을 수 있는 틀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노동자 서민대중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개혁적인 정당후보와의 정당제휴”를 대선방침으로 결정한 한국노총의 경우, 정책과 이념을 기준으로 하는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을 제 민주사회단체 및 각 정당에 제안할 계획.

우태현 정치부장은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개혁열망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개혁신당)이 필요하다”면서 “민주노동당이 대중적인 국민정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한국노총이 함께 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15일 중앙정치위원회에서 ‘대선특위’를 구성해 대선활동과 개혁신당 추진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사회당은 14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대선방침을 결정할 계획인데 김삼연 사무부총장은 12일 “‘반자본주의 반조선노동당’ 원칙에 동의하는 세력이라면 언제든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동자의힘 역시 아직까지 대선방침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훈구 연대사업위원장은 “현재로서는 진보진영 예비경선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민주노동당이 제안한 진보진영 예비경선에 포함되는 ‘범진보진영’을 어디까지 볼 것인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말해 민주노동당이 간담회를 제안한 일부 시민단체 등에 대한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또 “진보진영이 대선에서 실질적인 연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내용으로 하는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 수정되어야 하고, 민주노동당 내부의 민족주의적 편향 등에 대한 공론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비경선 가능한가
문제는 경선에 나설 후보군 부족


각 단체들은 또 진보진영 예비경선에 대해 “명실상부한 예비경선이 이루어져야 진보진영 단일후보로서의 정치적 위상이나 대중들의 참여 폭도 넓어질 것”(정대연 전국연합 정책위원장)이라는 데에 대부분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경선후보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강병기 전농 정책위원장은 “진보진영이 결집만 하면 예비경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으며 임삼진 녹색당 공동대표도 “예비경선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꼭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말해 예비경선의 현실적 ‘가능성’ 보다는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노총의 한 비대위원은 “이번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단결을 목표로 한다면 꼭 경선이 아니어도 상관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하고 “실제로 경선에 나올 후보도 찾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예비경선 결과가 너무나 뻔히 예상된다”는 우태현 한국노총 정치부장은 “대중적인 인지도 등을 따졌을 때 솔직히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외에 후보로 나올 수 있는 사람이 있겠냐”고 말했다.

우 부장은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진보진영이 예비경선을 실시한다면 과거 재야단체들의 모임과 같은 구태의연한 모습이 재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김근태 의원 등 민주당내 개혁세력 등과의 제휴도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대연 전국연합 정책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이 제 단체들과 예비경선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한을 너무 촉박하게 잡았다”면서 “올초 6개 단체 간담회에서 민주노동당이 대선 공동대응을 위한 범국민추진기구 구성을 제안, 대체로 합의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이 자체 일정 등을 이유로 논의가 중단된 것에 대해서는 당의 책임있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총투표 성사 여부

지난 5~6일 열린 민주노총 정치위원회 수련회에서는 예비경선 실시를 위한 조합원 총투표 실시를 놓고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총투표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아직 위원장 직선제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60만 조합원이 대선후보를 뽑는 총투표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총투표 실시를 찬성하는 쪽에서도 “경선다운 경선”이 이루어져야 총투표를 조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결국 예비경선 가능성 문제로 귀결되었다.

민주노총의 한 비대위원은 “현재 투쟁이 전개되고 있고 곧 임원 선거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에서 계획하고 있는 9월 총투표 일정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예비경선 중요성과 총투표 의미 등을 조합원들에게 교육하고 선전할 최소한의 시간은 있어야 한다는 것.

또 현재와 같이 예비경선 가능성이 불투명한 속에서 결과적으로 “민주노총이 총투표를 책임지지 못해 예비경선이 물건너갔다”는 식의 얘기가 나와서는 안된다는 게 민주노총쪽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 96호] 7.15 ~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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