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종식ㆍ빈곤추방 목표…민주주의 향상 활동

아프리카연합 결성 의미, 장기집권 국가 여전...‘단결기구’ 이름만 바뀐 것 회의적 시각도

윤재설 dllp21@kdlpnews.org
지난 9일 아프리카연합(AU)이 38년 동안 존속했던 아프리카단결기구(OAU)를 대체해 공식 창설됐다. 옛 아프리카단결기구 정상들은 지난 1999년 리비아 시르테에서 열린 제4차 특별정상회담 폐막회의에서 아프리카연합 창설을 결의한 ‘시르테 선언’을 채택한 이후 3년여 준비 끝에 이번에 아프리카연합을 탄생시켰다.

아프리카연합은 그동안 내정불간섭 원칙 아래 분쟁해결에 손을 쓰지 못했던 아프리카단결기구와는 달리 아프리카대륙의 공동안보와 내전방지를 위한 ‘평화안보위원회’를 설치하고 평화유지군을 설치해 비인도적 범죄에 적극 개입하기로 했다. 또한 아프리카연합은 유럽연합(EU)을 모델로 집행위원회, 아프리카의회, 사법재판소, 아프리카중앙은행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아프리카단결기구가 ‘독재자들의 온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아프리카연합이 분쟁종식과 빈곤추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회원국의 민주주의 향상을 위한 활동을 벌이려는 노력은 눈에 띈다.

하지만 아프리카연합 창설을 위해 남아공 더반에 모인 43개국 정상들 가운데 토고의 그나싱베 에야데마(39년), 가봉의 오마르 봉고(35년), 케냐의 다니엘 아랍 모이(23년),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21년) 등 장기집권하고 있는 독재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카연합이 이름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것이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쟁이 벌어질 경우 중재나 제재의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아프리카단결기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드는 대목이다.

이번 창립회의에서 논의된 의제 가운데 ‘아프리카개발을 위한 새 동반자 관계’(NEPAD, 네파드)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초대 의장으로 선출된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 등이 입안한 네파드는 서방 선진국들의 재정 지원을 대가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민주주의 이행을 규정한 아프리카 개발프로그램. 아프리카연합은 네파드 이행을 감독하게 된다.

아프리카연합 창설에 앞서 열린 아프리카노조단결기구(OATUU), 국제자유노련-아프리카지역 회의에서는 아프리카 개발 프로그램이 더욱 심화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도 경제개발계획이 사적자본과 외국자본이 아니라 노동자, 빈민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아공노조평의회(코사투)를 비롯한 아프리카 진보진영은 서구 자본이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재정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아프리카의 자원을 수탈하고 사기업화 등 신자유주의적 조치를 강요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며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르몽드 디쁠로마띠끄>는 아프리카연합을 둘러싸고 “유럽연합 모델의 남남통합”과 “세계화의 모델”이라는 동상이몽이 존재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결국 아프리카 개발계획이 이행되는 방향에 따라 아프리카연합이 리비아 가다피 대통령의 기대처럼 아프리카 민중의 단결을 이뤄낼 것인지, 아니면 세계화의 큰 물결에 아프리카가 휩쓸릴 것인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 96호] 7.15 ~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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