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처벌도 모자라 천문학적 손해배상·가압류 ― 파업권 박탈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가압류 해마다 급증 ―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로 무력화시켜야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해마다 급증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노동자들에게 지불하도록 하는 ‘손해배상 청구’는 파업을 할 수 없도록 만들게 하기도 하고 중간에 파업을 포기하게도 한다. 그리고 파업 이후에는 가압류라는 족쇄를 채워 조합 활동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자본의 통제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01년 노동자투쟁을 뜨겁게 달구었던 효성노조에서 벌어지고 있다.
자본이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금액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01년 노동부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사업주가 노동조합에게 청구한 손해배상액이 98년에 43억 6,700만원, 99년 196억 4,900만원, 2000년 286억 3,700만원, 2001년 8월 현재 242억 7,800만원으로 최근 4년여 동안 총 774억 100만원에 이른다. 이에 대한 법원의 인정액도 98년 6억 2,500만원, 99년 42억 1,600만원, 2001년 45억 8,700만원, 2001년 8월 현재 70억원으로 총 164억 2,800만원에 달한다.
2001년 효성자본은 효성노조와 조합원 237명에게 366억 3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태광자본은 74명의 조합원에 대해 4백 23억원의 손배를 청구하고 희망퇴직자에게만 소를 취하해 주고 있다. 그리고 2002년 발전노조에 법원은 일반조합원 4천여 명을 상대로 한 150억원대의 임금채권 가압류신청은 기각하였으나 노조간부 116명에 대한 12억 4천만원의 가압류신청을 받아들였고 이들은 매달 급여의 절반만 받고 있다. 그리고 장기파업을 전개하고 있는 금속·보건·택시사업장에도 손배·가압류가 잇따르고 있어 이것까지 포함하면 액수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파업권을 부정하는 ‘손해배상 청구’
그런데 이 손해라고 하는 것이 사람이 상해를 입었거나 물건이 부서져서 못쓰게 되었으니 이를 배상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들이 시키는 대로 일을 했더라면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미래의 이익(영업이익)을 얻지 못했으니 그것을 변상하라는 것이다. 그것도 수억에서 수백억에 이르는 액수를, 노동자들이 평생 아니 자손 대대로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갚기 힘든 돈을 청구한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파업을 손해배상이라는 협박수단을 통하여 저지하겠다는 발상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영국의 선배 자본가들이 100년도 넘은 과거에 이미 써먹던 수법이다. 파업에 대한 형사처벌이 금지되자 그 대안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다시는 그런 수법을 써먹지 못하도록 법률로 못박게 했다. 파업은 생산을 멈춰서 자본가들의 이익을 중단시켜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므로, 영국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파업권을 부정하는 손배를 무력화시킨 것이다.
합법·불법, 투쟁이 판가름한다
자본가들은 손배·가압류의 법적 근거로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노동조합및노동쟁의조정법 3조를 들고 있다. 법을 위반하는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 파업이 정권과 자본이 쳐놓은 법테두리를 만족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투쟁의 힘으로 파업권을 쟁취해 왔다. 정권과 자본의 법이 파업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던 것이 노동자 투쟁의 역사다.
자본가들이 정리해고를 단행해도, 합병?영업양도 등 기업변동이 있어도, 사업부를 일방적으로 폐쇄해도, 사용자가 단체협약을 무시해도, 부당노동행위가 심각해도, 항공안전운항규정을 마련하자는 요구도 이러한 문제를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면 모두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고 하며 불법파업이라고 한다.
단결과 연대만이 ‘손해배상 청구’를 박살낼 수 있다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단 한가지다. 파업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손배·가압류를 무력화하는 것이다.
이런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과 강력한 투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효성·태광·발전·보건의료노조 투쟁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지만 지역과 전체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이 없다면 자본과 정권은 끊임없이 손배와 가압류 그리고 다른 모든 수단을 동원해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무력화시키려 할 것이다.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만이 자본과 정권의 손배와 가압류 등 모든 악법과 물리력을 동원한 공격으로부터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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